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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일의 경산사람

노래하는 수필가 박기윤 경산문협 회장

최승호 기자 입력 2026.07.22 20:51 수정 2026.07.22 20:51

 
수필을 쓰는 작가가 수필보다 노래를 잘한다면 문인일까 음악인일까?
지난 주 ‘나도 작가가 될 수 있다’ 심화반을 개설하고 작품발표회를 겸한 문학강좌를 성공적으로 마친 경산문인협회 박기윤(65세, 사진) 회장을 이주일의 경산사람으로 만났다.

경주시 황남동에서 태어난 박 회장은 초중고대학을 모두 경주에서 보낸 오리지널 신라인이다. 박 회장은 경산의 부족국가인 압독국을 복속시킨 경주인과는 다르게 1989년 자인여중고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36년간 수많은 제자를 길러낸 이주 경산인이다.
 
중등 교사인 박 회장이 노래를 하게 된 계기는 뜻밖이다.
“고교시절 집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마침 동네에 살던 통키타 가수가 지나가다가 제 노래를 듣고서 반주를 부탁하더라고예. 그래서 그 가수가 운영하던 음악학원에서 아르바이트 보조강사를 했죠”

81년 동국대 회계과에 입학하면서 박 회장의 인생은 일찌감치 교사와 가수의 길로 들어섰다. 대학입학 전부터 라이브가수로 활동했던 박 회장은 입학과 동시에 동국대 음악동아리 ‘동음’에서 실력을 쌓기 시작했다. 83년에는 평생의 음악동반자인 박성원이 행정학과에 입학했다.

MBC가 77년 개최한 대학가요제는 당시 청춘들은 물론 성인들에게까지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었다. 군부독재에 억압받던 시대를 음악으로 달랬던 그 시절, 대학가요제의 가능성을 지켜본 MBC는 79년 또 하나의 젊은이 축제인 강변가요제를 출범시켰다. 대학생은 물론 초중고 학생들까지 환호했다. 가수 지망생들에게는 꿈의 무대가 하나 더 탄생한 것이다. 자연스럽게 동음의 구성원들에게도 대학가요제 출전이 지상목표가 됐다.
 
음악 동아리 활동과 교직 이수로 들뜬 대학 생활을 잠시 맛본 박 회장은 군복무 후 복학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확인해보기 위해 대학가요제에 도전하기로 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대구지역 예선을 통과했지만 본선에서는 보기 좋게 떨어졌다. 여기서 음악을 포기했다면 오늘의 노래하는 수필가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박 회장은 이번에는 이동희 작사, 박성원 곡 ‘아름다운 이별’을 들고 강변가요제에 출전해 드디어 본선무대에 섰다. 이 노래는 가수 박기윤의 대표곡이 됐다. 대학가요제와 강변가요제 수상곡 모음집인 베스트오브베스트 앨범 2번 타이틀곡으로도 올렸다.
“우연히 제 노래를 일본에서 들었다는 사람을 만나기도 했고, 대구 호텔에서는 제가 직접 듣기도 했습니다”

89년 대학으로 졸업하고 자인면 소재지 자인여중고 교사로 부임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을 식지 않았다. 전공인 회계와 컴퓨터를 가르치는 도중에도 음악교사가 있었지만 합창대회 감독은 박 회장이 맡았다.
 
교편을 잡는 가운데서도 ‘동음’ 박성원 같은 후배들과 ‘오선지 위 마음들’이라는 포크그룹을 결성해 리더를 맡아 매년 5월과 10월 두 차례 경주 월정교와 첨성대에서 정기공연을 펼치고 있다. 경주를 기반으로 하는 정기공연과 특별공연이 올해로 100회를 넘었다. “‘오선지 위 마음들’의 특징은 순수창작곡을 중창곡으로 편곡해서 풀하모니를 선사한다는 것입니다.

음악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문학에도 관심이 가 2009년 경산문협에 가입했다. 2011년에는 등단하는 기쁨도 누렸다. 대구대에서 회계학석사를 졸업하고, 36년간의 교단에 섰던 박 회장은 자인여중 교감을 끝으로 퇴직했다. 지난해에는 경산문협 회장에 당선돼 ‘나도 작가가 될 수 있다’ 프로그램 운영, 문집 발간, 시민강좌와 초중고 백일장, 디카시 경연대회, 문학광장 등으로 문학을 시민들에게 한걸음 더 가까이 들여다 놓은 박 회장은 가수로, 수필가로 지역사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는 데 종횡무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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