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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오피니언 칼럼 마을교육 권정훈

마을교육, 관리보다 자치

경산신문 기자 입력 2026.10.23 11:12 수정 2026.10.23 11:12

 
↑↑ 권정훈
경산마을학교 기획의원
지난 10월 10일 포항 흥해마을누리에서 “인간과 공동체 그리고 미래사회 공존”이란 제목으로 마을공동체에 대한 강연이 있었다. 

경북민주시민교육 포항강좌로 유수상 전 거창군 마을만들기지원센터장이 강의했다. 유수상 선생은 농촌 지역의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주민 주도형 농촌 돌봄 공동체’ 모델을 확산하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마을공동체 전문 강사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선생의 강의를 듣고 나서 경남 거창의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이 궁금해 찾아보았다. 경남 거창의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은 거창교육지원청과 거창군이 협력하여 추진하는 ‘거창미래교육지구(구 행복교육지구)’ 사업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학교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온 마을을 배움터로 확장하고, 아이들이 지역의 주역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마을배움터(마을학교)와 방과 후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거창 관내에는 20개가 넘는 마을배움터가 만들어져 아이들의 안전한 돌봄과 성장을 지원해 왔다.

마을교육 활동은 마을강사(마을교사) 중심으로 운영되었는데 마을강사 발굴 및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100여 명의 마을강사들이 활동하고 있었다.
학교 교사와 마을강사가 협력하여 교과 과정에 마을의 역사, 생태, 문화를 녹여내는 마을연계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그런데, 최근 경상남도 차원의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 폐지 및 예산 삭감으로 인해 미래교육지구 운영에 문제가 발생했다.
 
2024년 10월 15일 경남도의회 본회의에서 조례 폐지가 가결된 후 교육감의 재의 요구가 있었으나, 같은 해 11월 20일 제419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재의 표결을 거쳐 최종 폐지가 확정되었다.

경남도의회는 민간 단체와 마을배움터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체계적인 관리·감독이 부족하고, 선정 및 집행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을굥공동체 조례를 폐지하고 예산을 삭감했다.

이에 대해 경남교육청과 시민사회단체는 “문제가 있다면 해당 조항을 개정하거나 보완하면 될 일인데 조례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반발했다.

조례 폐지 이후에 도민들은 모임을 만들고 도의회의 일방적인 예산 삭감과 조례 폐지를 “아이들을 지역 소멸 위기 속에 방치하는 무책임한 결정”으로 규탄하며, 2026년 2월 경남도의회에 「경상남도 교육협력 및 마을교육공동체 지원 조례」 주민청구안을 제출했다.
 
주민청구안은 9월에 만 18세 이상 경남도민 1만 4,000명 이상의 연대 서명을 받아, 도의회에 제출했으나 의회 심사 결과, 최소 서명자 수 미달로 각하되었다.

주민청구 조례안은 폐지된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와 달리 「지방자치법」 제13조 및 제21조에 따른 주민의 자치 참여권 보장을 조례의 목적으로 추가했는데 이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사무를 민간이 대신하여 수행하는 것을 민간위탁 사업이라고 하는데, 경남도의회는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을 민간위탁 사업으로 보고 있다. 그렇기에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 폐지의 중요 이유를 체계적인 관리·감독 부족 및 선정·집행의 공정성 담보 부족이라 주장했다.

단언컨대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은 민간위탁 사업이 아니다. 주민과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학교 구성원이 함께 만들어 가는 활동이며 주민의 자치 참여권 보장 활동이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은 주민의 자치 참여권 보장을 위해 행정 및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의무가 있다. 관리 및 감독의 측면에서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주민과 지역사회의 성장을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찾아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

경북에도 마을교육공동체 지원 조례가 있다. 경상북도, 시군, 교육청은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고 주체적 주민 활동을 찾아 지원에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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