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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재호 전 녹색당 경북도당위원장 전 대구환경연합 운영위원장 |
현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론조사에서 원전 필요성에 대한 찬성 비율이 높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지만, 이는 에너지 정책의 핵심을 단순한 찬반 여론으로 환원한 매우 위험한 판단이다. 원전과 양수발전은 기후위기 대응의 해법이 아니라, 또 다른 위험과 비용을 미래 세대에 전가하는 선택이다.
신규 원전은 ‘기후 해법’이 아니라 ‘장기 위험 자산’이다. 원전은 탄소 배출이 적다는 이유로 기후위기 대응 수단처럼 포장되지만, 건설·해체·핵폐기물 관리 전 과정을 고려하면 결코 값싸거나 안전한 에너지가 아니다. 신규 원전은 건설 기간만 10~15년이 소요되어 기후위기 대응에 즉각적인 효과를 내지 못한다. 한번 사고가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남긴다.
원자로를 식히는 어마어마한 냉각수는 바다의 열오염을 유발 기후변화와 미래세대 산소고갈 문제를 유발한다.
원전은 탄력운전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이는 본질적으로 기저부하 발전에 맞춰 설계된 시스템을 억지로 유연화하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오히려 계통 안정성을 저해하고 추가 비용을 발생시킨다. 핵폐기물 문제, 사고 위험, 비용 증가, 지역 갈등을 충분히 설명한 뒤의 응답이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에너지 정책은 단기 여론이 아니라, 안전성,세대 간 정의,회복 가능성,장기 비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확대’가 아니라 ‘전환’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은 신규 원전과 대형 댐 건설이 아니라 전력 수요 자체를 줄이는 구조 개혁,분산형 재생에너지 확대,고도화된 ESS와 수요반응(DR),지역 기반 에너지 자립이다.
미래 세대가 감당해야 할 위험과 부담을 외면한 채 “탄소 감축”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는 정책은 결코 정의롭지 않다.
도시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은 대규모 핵발전소를 더 짓는 데 있지 않다. 이제는 전기를 소비하는 시민이 직접 생산하고 저장하는 구조, 즉 수요자 중심의 분산형 에너지 체계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그 대안으로 건물일체형 소형 태양광, 소형 풍력, 그리고 전기자전거발전기와 이것을 이용하는 가정용 전기저장장치(ESS)의 도시 보급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도시의 옥상, 베란다, 외벽에는 아직 활용되지 않은 태양광 자원이 풍부하다. 여기에 건물일체형 소형 태양광을 설치하면 송전 손실 없이 즉시 전력을 사용할 수 있고, 여건이 되는 지역에는 저소음·저진동의 소형 풍력을 결합해 계절과 시간대에 따른 발전 편차도 줄일 수 있다. 이는 대규모 발전과 장거리 송전에 의존해온 기존 구조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안전하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실내 전기자전거 발전기와 배터리의 에너지 저장 기능이다. 많은 가정이 운동용 실내자전거 형태에 전기를 생산할수 있는 장치를 정책적으로 보급하고 이를 가정용 ESS와 연동하면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저장해 일상생활에 활용할 수 있다. 일상 속 이동 수단이 곧 에너지 생산과 저장 장치가 되는 것이고 에너지 생산을 통해 건강하게되는 일석이조 구조가 된다. 이러한 구조가 도시 곳곳에 확산되면, 전력망 과부하와 피크 수요 문제를 완화할 수 있고, 재난이나 정전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생활 전력을 각 가정이 스스로 확보할 수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대규모 발전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초소형 재생에너지 설비와 실내자전거발전기,가정용 ESS 보급에 대한 지원과 제도 정비에 나서야 한다. 이는 탄소중립을 넘어, 에너지 안보와 시민의 삶의 질을 동시에 높이는 길이다.
소형 태양광, 소형 풍력, 가정용전기자전거 발전기 기반 ESS가 결합된 전기 수요자 도시는 스스로 에너지를 책임지는 에너지 생산자립도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