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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마을교육 권정훈

마을자치와 마을공화국이란 꿈을 꾸는 이유

경산신문 기자 입력 2026.01.28 20:27 수정 2026.01.28 20:27

 
↑↑ 권정훈
경산마을학교 기획의원
2030년 1월, 1년 전 이장으로 선출된 주영씨는 오늘 진량읍 주민자치회와 주민총회에 다녀왔다. 주민자치회는 진량읍 행정리 54명의 이장과 19명의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행정리별, 성별 등 추첨으로 뽑힌 63명의 주민위원, 총 126명으로 구성되었다. 주민총회는 주민자치회 위원 과반수 이상의 참석과 일반주민 63명 이상의 참석으로 개회되었다.

주민자치회는 매년 3회 개최하는데 1월에는 주민총회와 겸하고 주민 사업과 예산을 확정한다. 주민자치회에는 마을교육위원회, 마을의료위원회, 마을문화위원회, 마을환경위원회, 마을산업위원회가 있다. 주민총회에서 확정한 마을사업은 위원회 소속 주민과 담당 공무원이 함께 추진하는데, 어른돌봄은 마을의료위원회가 담당하고 아이돌봄은 마을교육위원회가 담당한다.

주영씨는 마을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매달 한 번 위원회 회의에 참석한다. 올해 총회에서는 2026년에 처음 만든 진량마을교과서 개정판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사용할 교과서로 각각 발행한다고 결정했다. 4년 전 진량마을교과서 만들던 기억이 떠올랐다. 교과서를 만들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긴 했지만, 아이들에게 진량을 알릴 수 있다는 생각에 무작정 마을교과서 만들기에 참여했었다.우여곡절을 겪었지만 10여명 마을 주민과 학부모의 노력으로 진량마을교과서를 2026년 발행할 수 있었다.

다음 날, 주영씨는 마을교육위원회 위원장과 대구대 평생교육실버복지학과 교수를 만났다. 대구대 평생교육실버복지학과에서는 주민자치회 위원 교육을 주관하고 있다. 주영씨도 위원이 되자마자 온라인 14시간, 오프라인 6시간의 주민자치 교육을 받았다.

“우리 과에서 학생과 주민이 함께하는 청소년 마을교육에 대한 준비가 안 되어서 협력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교수가 말했다.

“교육에 대해 잘 모르는 주민과 학부모도 참여하는 걸요” 주영씨가 답했자 교수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입이 크게 벌어지더니 장대처럼 길게 자라난 이빨이 주영씨 얼굴을 덮치려 했다.

“안돼~” 주영씨는 팔을 들어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 그 때 저 멀리서 “엄마~ 왜 그래”하는 목소리가 들려 왔다. 아이 목소리에 놀라 주영씨가 눈을 떴다. 주위를 둘러본다. 2026년이다.

그저 꿈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마을자치, 주민자치는 의지만 있다면 당장도 가능하고 가까운 미래에도 실현 시킬 수 있다.
 
마을자치가 살아 있는 사회를 마을공화국이라 말하기도 한다. 마을공화국은 주민자치가 제도화된 작은 공화국을 뜻한다. 주민이 정치의 직접 주체가 되는 풀뿌리 자치공동체가 실현되는 국가이다. 주민자치는 풀뿌리 마을 단위에서 주민 스스로 만든 규약에 따라 정치와 행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마을에서 주민 스스로 마을 행정, 마을 교육, 마을 의료, 마을 돌봄, 마을 문화, 마을 의식주 같은 다양한 기능을 작동시킨다.

‘마을공화국, 상상에서 실천으로’라는 책에서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신용인 교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실현하려면 마을공화국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소수가 권력과 부를 독점하지 않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선거제도 개혁이나 직접민주주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읍·면·동 자치가 실현되는 ‘마을공화국’에서 민주공화국의 길을 찾고 있다.

2024년 12월 기준 우리나라 읍면동은 3562개에 이르지만 현행 읍면동은 아무런 자치권이 없다. 주민자치위원회나 주민자치회가 구성되어 있으나 명목상의 주민자치다.
 
주민 스스로 결정권을 가지고 실천할 수 있을 때 마을에서 더 행복한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 마을자치와 마을공화국이란 꿈을 꾸는 이유다.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은 마을자치가 실현되는 사회, 마을공화국을 향한 작지만 큰 걸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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