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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마을예술 최성규

코발트 광산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경산신문 기자 입력 2025.10.24 12:06 수정 2025.10.24 12:06

 
↑↑ 최성규
마을중심공간보물섬 대표/작가
일주일 뒤 10월 29일 경산시 평산동 구) 코발트 광산에서는 합동위령제가 열린다. 이곳은 세계적 냉전의 최전선에서 벌어진 무력 충돌이자 내전이며 전통적 공동체의 인간적 친근함을 표적으로 공동체를 파괴한 마을 전쟁이었던 한국전쟁의 살아있는 역사적 장소이다. 1945년 일제 강점기로부터 해방되었지만, 제국주의의 팽창 이후 미. 소 양국의 전 지구적 냉전이 낳은 균열과 갈등은 한반도 정치권력의 장악을 위한 이들에 의해 무고한 양민이 학살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매년 유족과 경산시 관계자들이 위령제를 치러지고 있다. 몇 해 전 유족이 심은 배롱나무는 어느새 훌쩍 컸다. 가을로 성큼 들어선 이곳은 인적이 드물고, 길 위에 떨어진 밤알을 줍기 위해 다람쥐가 분주하게 오간다.

경산시장 근처에 자리잡고 있는 미술중심공간 보물섬은 매년 코발트 광산과 관련된 전시를 이어오고 있으며 올해는 <괴담+광물+뼈>라는 제목으로 현재 전시를 진행 중이다. 이 전시는 이념을 앞세운 국가권력의 광기와 복수, 괴담으로 뒤엉킨 코발트 광산을 현재적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보물섬의 의지와 두 명의 현대미술작가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2022년 1월 경산시 자인면 능소화 절단 사건은 죄 없는 나무에 대한 테러였으며, 당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김재민이 작가는 대만에서 목도한 태풍에 의한 나무들의 죽음과 자인면 능소화 절단 사건 그리고 경산 코발트 광산의 비극을 일련의 고리로 엮었다. 그는 동네에 있는 식물로부터 우리 마을의 알레고리를 읽으려 한다. 그는 잔인함과 공감 그 어딘가에서 능소화가 다시 자라길 바라는 마음으로 경산 코발트 광산의 역사적 비극을 대입시킨다. 이번 전시를 위해 독일에서 온 돈야 나세리 작가는 강철 블랭크의 동전에 코발트 광산 학살의 파편을 옮겼다. 공작새, 마차, 전통적인 양파 무늬와 같은 고전적인 모티프를 학살의 현장인 코발트 광산의 헤드라인 및 이미지와 어우러지게 섞었다. 마차는 뼈를 싣고 있고, 새들은 꽃다발에 앉는 대신 뼈에 발톱을 박고 있다. 그는 범죄와 살인이 일어나는 곳이면 어디에서든 우리는 증인이 되어야 하며, 특히 침묵과 부정이 만연한 사회에서는 더욱 그래야 한다고 주장한다.

코발트 광산의 원혼은 잊히지 않으려 광산의 머리 위에 골프장을 세워 어두운 밤에도 그들의 위치를 알리고 있다. 현재를 사는 우리는 그 좌표를 해석하고 세계를 구성하는 광물의 상징에서, 떠도는 괴담의 숨은 기호로부터, 실존을 향한 신체의 뼈를 통해서 코발트 광산에 대한 기억의 이미지를 세계 속에 구축해야 한다. 미.중간의 힘겨루기에 또 다른 냉전으로 향해가는 신냉전의 시대에 사는 우리는 새로운 도전을 받고 있다. 냉전 시대의 산물인 코발트 광산의 비극을 가까이에서 대하는 우리의 관점은 변화가 필요하다.
 
코발트 광산의 비극을 문화, 예술, 교육으로 승화시켜서 미래세대 교육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쉽지도 않고 현실적으로 만만한 일이 아니다. 지하자원 수탈과 강제 동원, 군경의 민간인 불법 처형, 희생자의 금니 약탈, 새마을 운동, 괴담의 장소로 얼룩진 코발트 광산의 이야기는 대한민국의 근대사는 물론 미래를 위협하는 자연, 생태, 폭력과 관련된 여러 교훈을 담고 있지만 절대 간단하지 않다. 어떤 이들은 일본과의 갈등을 둘러싼 강제노역이나 양민 학살 같은 어두운 문제는 그만 이야기하고 밝은 미래만을 바라보자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가 코발트 광산을 어떤 시선과 태도로서 바라볼 것인가 하는 점은 충분히 숙고해야 한다.
 
코발트 광산은 유족만이 아니라 경산시의 지역 공동체가 앞장서서 보다 적극적으로 보듬어야 하며, 보편적인 인간 가치와 연결된 ‘여러 방향의 가능성’을 논의하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문화는 때론 거칠게 때론 온건하게, 느슨하게 형성된다. 코발트 광산을 옆에 둔 지역 공동체는 고집과 독선, 편견과 선입견을 벗어나서 공동체가 추구하는 올바른 시민사회의 모습을 ‘이곳’을 통해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코발트 광산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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