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가 신천동 메노나이트 관광자원화사업 기본계획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
평산동 코발트광산과 상방동 선광장, 하양 진량 종묘특구내 경산묘목 관련시설, 무학산 무학농장, 박사리 희생사건과 더불어 경산의 대표적인 근현대 역사자산인 신천동 메노나이트 선교사 시설을 관광자원화사업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시작한 데 대해 먼저 지역의 역사문화자산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환영한다.
경산시는 ‘경산 메노나이트 관광자원화 사업’을 위해 신천동 310번지 일원 1만 3188평 부지를 매입해 오는 2029년까지 총 255억 6800만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에 고시된 기본계획수립 용역 과업지시서에 따르면 ‘근대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지닌 경산 메노나이트 실업학교와 관련된 시설물 등이 현재 방치되어 있는 실정’이라며 ‘해당 시설물들의 복원 보존 및 활용을 통해 관광자원화사업을 추진, 랜드마크형 문화시설을 건립하는 등 문화유산에 대한 지역민의 자긍심과 애착심을 고취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과업지시서에는 적합한 시설규모 산정, 접근용이한 동선계획, 전시자료 확보, 운영인력 구성 방안 등을 담도록 했다.
그러나 경산시가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다는 근현대 역사자산을 활용한 관광자원화사업을 시작한다는 소식에 걱정이 앞선다. 지난해부터 이 사업과 관련한 개발 브로커들이 일대 땅을 소유하고 있다는 소문부터 특정 종교단체에서 이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풍문까지 나돌았다. 이 개발 브로커에는 경산시의 도시계획을 누구보다 먼저 접할 수 있는 사람들도 포함돼 있다고 전해졌다.
이같은 메노나이트 관광자원화사업에 대한 주민여론이 나빠지자 급기야 한 경산시의원이 자신의 유튜브채널을 통해 지난해 예결특위 위원장이었을 때 부지매입비 등을 삭감하려고 시도했으나 다수당에 밀려 통과되고 말았다고 고백했다. 이 시의원은 최근 이들 소문의 핵심을 지역 국회의원으로 지목하고 공개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시의원은 사업예정지인 신천동 310번지를 답사한 결과 낡고 방치된 건물과 잡풀이 무성한 공터였다며 공청회나 시민 의견수렴 한번 없이 250억 원의 혈세를 들여 추진하는 것은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또 사업타당성도 검토하지 않은 채 먼저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수행해 사업의 타당성을 맞춰가는 이 상황이 잘 짜여진 각본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원도심 도시재생사업과 근현대 문화유산 발굴 등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경산도시자생위원회 관계자도 경산지역의 정체성이자 대표적인 근현대 역사문화자산인 평산동 코발트광산과 상방동 선광장, 무학산 무학농장을 그대로 놔두고 신천동 메노나이트 부지를 먼저 매입하는 것은 우선순위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제의 지하자원수탈과 강제동원, 민간인학살이라는 중첩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코발트광산과 선광장 일대에 대한 보존과 자료관 건립 등 최소한의 기억의사업화 노력도 없이 의도가 의심스러운 선교사 부지부터 먼저 매입해 관광지화 하는 것은 우선순위가 틀려도 한참 틀렸다고 말했다.
지역의 근현대역사를 복원하고자 하는 경산시의 의지는 존중하나 시급성과 보존성, 중요성을 따져서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시민의 혈세를 제대로 집행하는 것이 아닐까.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될 풍문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