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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 사회 사회일반

“메노나이트 토지매입 우선순위 잘못됐다”

최승호 기자 입력 2025.09.25 17:34 수정 2025.09.25 17:34

‘지역 근현대사 복원사업 코발트&선광장, 무학농장 우선’ 여론
경산시, 메노나이트 관광자원화사업 기본계획수립 용역 발주

↑↑ 신천동 소재 메노나이트 선교지 내 건물. 건물 외관을 리모델링한 후 사용한 흔적이 있다. 근대 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원형 보존이 필요하다.

경산시가 신천동 메노나이트 관광자원화사업 기본계획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해 우선순위가 잘못됐다는 여론이다.
 
경산시는 지난해 5월 경산시의회에 제출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수시분에서 ‘경산 메노나이트 관광자원화 사업’을 위한 근대문화유산 취득에 나섰다. 이 사업은 신천동 310번지 일원 1만 3188평 부지에 오는 2029년까지 총 255억 6800만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지난 주 고시된 기본계획수립 용역 과업지시서에서 경산시는, ‘근대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지닌 경산 메노나이트 실업학교와 관련된 시설물 등이 현재 방치되어 있는 실정’이라며 ‘해당 시설물들의 복원 보존 및 활용을 통해 관광자원화사업을 추진, 랜드마크형 문화시설을 건립하는 등 문화유산에 대한 지역민의 자긍심과 애착심을 고취하고자 한다’고 밝혓다. 이를 위해 적합한 시설규모 산정, 접근용이한 동선계획, 전시자료 확보, 운영인력 구성 방안 등을 과업지시서에 담았다.

경산시가 신천동 메노나이트 선교지를 매입해 관광자원화에 나섰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경산시가 그동안 압독유적이나 삼성현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근현대역사 자산을 복원한다는데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그 시급성이나 규모, 중요성에서 우선순위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원도심 도시재생사업과 근현대 문화유산 발굴, 골목사진전, 도시재생 심포지움 개최 등 지역 근현대 역사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경산도시자생위 관계자는 “경산지역의 정체성이자 대표적인 근현대 역사문화자산인 평산동 코발트광산과 상방동 선광장, 무학산 무학농장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천동 메노나이트 부지를 먼저 매입하는 것은 우선순위에 어긋난다”면서 “일제의 지하자원수탈과 강제동원, 민간인학살이라는 중첩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코발트광산과 선광장 일대를 우선 매입해 기억의 공간으로 남기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경산시가 해야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양읍 무학산 자락에 위치한 무학농장도 지역 최초의 서양식 축산시설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새마을운동의 원형으로서 가치가 지대하며 메노나이트보다 우선순위를 앞에 두었다.
 
이같은 여론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양재영 시의원은 자신의 유튜브채널에서 “조지연 국회의원이 이 사업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공개토론을 요청했다.
 
양 의원은 “지난해 5월 임시회 예결위원장으로서 이 사업에 포함된 보상비 20억 원과 용역비 1억 원의 예산을 삭감하려 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로 삭감에 실패했다”며 “사업예정지인 신천동 310번지에 가보면 알겠지만 낡고 방치된 건물과 잡풀이 무성한 공터를 공청회나 시민 의견수렴 한번 없이 20억 원의 혈세를 들여 보상하고, 마치 짜여진 각본처럼 용역수행 후 사업의 타당성을 맞춰가는 이 상황이 정말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일입니까”하고 공개토론을 요청했다. 양 의원은 “메노나이트 선교사들의 역사적 발자취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지금까지 압량읍의 김유신 병영장처럼 명백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장소조차 경산시가 제대로 보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천동 한 구석의 무명지 땅에 수백 억원의 세금을 투입하는 것이 정말 시민을 위한 행정”인지 반문했다.
 
양 의원은 “누구를 위한 사업인지, 누구의 배를 불리기 위한 계획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 사업이 그 어떤 청탁이나 사적 이익과 무관하다면 공개토론에 응하시는 것이 오히려 사업의 투명성과 정당성을 확보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영조 전 시장은 지난 2018년 제204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코발트광산과 선광장 복원 및 역사평화공원 조성사업에 깊은 공감을 가진다”며 “역사평화공원 조성사업을 위한 용역은 상방동 근린공원조성사업과 연계해 적극 검토하겠다” 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최 시장은 양재영 시의원의 시정질문에 “코발트광산 역사공원 조성과 선광장 복원사업을 제도화하기 위한 조례 제정은 관련법령 및 타 자치단체 유사사례와 지역 주민들의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추진하도록 하겠다. 양 의원이 제안한 부지 매입 및 도로개설 등 소규모 역사평화공원 조성사업에 대해서는 국도비 확보 등을 통해 최선을 다해 추진해 보겠다”고 즉답했었다.

코발트광산은 지난 2012년 역사체험관광지조성사업으로 7억원, 위령탑 건립 3억원이 투입된 후 2023년부터 올해까지 수평2굴 내 흙포대 유해수습과 유해 확인을 위해 4억원이 투입된 것이 전부다. 상방동 선광장 근대유산 복원사업은 민간위탁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시작하지도 못하고 있다.
 
무학농장은 1960년대 하양 무학산 자락 30여 만 평의 드넓은 땅에 조성된 집단농장이자 갱생농장이다. 소 돼지 축사와 옥수수 감자 농장, 우유가공소, 직업여성 갱생을 위한 양장점과 미용실 등을 갖추었으나 대구경북 지역 우유독점권을 둘러싼 갈등에 막혀 일반인에게 매각됐다. 농장 매각대금은 무학중고 설립자금으로 지원됐다고 한다. 무학농장을 일군 양 수산나 여사가 쓴 <네버엔딩 플라워>는 1960년대 대구와 경산지역 주민들의 생활사를 보여주는 자료로 이를 번역하면 향후 경산의 지역사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정수 전 경산시도시재생제원센터장은 “무학농장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해 국가문화재인 경산상엿집과 승효상 건축가가 설계한 무학로교회-하양꿈바우시장-하양성당-청천공소 등을 잇는 하양 도시문화 관광로드로 개발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시민들은 코발트광산과 선광장, 무학농장이 복원되고 추후 메노나이트 선교지가 복원되면 이들을 잇는 경산근현대역사문화벨트가 완성돼 경산시티투어나 도시브랜드 제고, 관광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거의 원형대로 보존되고 있는 상방동 선광장.

↑↑ 무학산 무학농장이 거의 원형대로 보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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