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황혼이 오면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인생의 참맛을 다 보고 살아온 지금 /내 나이가 제일 좋더라 /살기 바빠 가는 세월 모르고 살아왔는데/내 나이 언제 벌써 여기까지 왔는지 /언제 벌써 여기까지 왔는지”
‘전국 노래교실의 교가’로 불리는 성귀순 작사 작곡 윤정아 노래의 <언제 벌써> 1절이다.
노래 가사처럼 전업주부로 ‘세월 모르고 살다’가 어느듯 노래 인생 30년에 접어든 노래교실 선생님을 위해 회원들이 자비로 음악회를 마련해 주었다. 오는 28일 경산시민회관 무대에서 열리는 ‘제2회 윤정아와 함께’ 한여름밤의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는 무대의 주인공, 윤정아 가수를 이주일의 경산사람으로 만났다.
달성군 옥포면에서 2남4녀 중 4째로 태어난 윤정아(68세, 사진)는 20대 초반에 결혼, 전업주부로 살았다. 아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여유를 찾은 윤정아는 어느 날 KBS 가요프로그램을 보다가 ‘가수에 한번 도전해보자’는 용기를 냈다. “그전에 MBC ‘주부가요열창’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박자 음정 하나도 안 틀리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지 부러웠었죠.”
김장 배추를 소금에 절여놓고 무작정 서울행 새마을호 기차표를 예매하러 동대구역으로 향했다. 표가 있으면 서울 갈 운이고 없으면 말고 하는 생각으로 창구에 갔는데 마침 표가 있었다. 그 길로 KBS홀에 찾아갔는데 전국에서 200여 명이 몰려 부산스러웠다.
“출연자가 모두 탤런트 같았습니다. 왜 그리도 모두 잘 생겼는지. 심사위원들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날 윤정아는 예심에서 200명 가운데 1등을 했다. 최유나의 ‘애정의 조건’을 불렀는데 에심을 통과한 7명 가운데 제일 먼저 이름이 불렸다. 그 다음 주 바로 주스타로 무대에 오르라는 신호였다. 주스타끼리 겨루는 상반기 결산 무대에서 대상을 받고, 연말 대상에서는 석연찮게 동상을 받았다. “패티킴의 ‘못잊어’를 불렀는데 그때 광주에서 올라온 한 출연자와 동행했던 작곡가라는 분이 ‘반 키만 낮춰 불렀으면 대한민국에서는 따라올 사람이 없는데’라며 아쉬워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가수를 하고 싶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자꾸 엮이면서 노래판을 떠나지 못했다.
5년 정도 버티다 이건 팔자다 싶어 2002년 첫 음반을 냈다. ‘화살촉 사랑’, 첫사랑 약속‘ 등 4곡을 발표했다.
“1집은 1000장 정도 소진됐는데 대부분 홍보용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건 아니다 싶어 2집부터는 1만 원 이하로는 안 팔았습니다.”
2017년에 3집, 2024년에 4집을 발매했다. 대표곡은 3집의 ‘언제 벌써’다. 이 곡은 전국 노래교실의 교가 같은 곡이다.
가사 내용도 뒤늦게 노래교실로 뛰쳐나오는 수강생들의 인생을 대변하기 때문일 것이다. 2023년에는 자랑스런 한국인 100인 대상 시상식에서 최고 인기가수상을 수상하면서 유명가수 반열에 올랐다.
오는 28일 윤정아는 경산시민회관 무대에 오른다. 남천둔치에서 했던 1회 음악회가 대박을 치는 바람에 남부동 노래교실 수강생들 모임인 ‘인생은 노래로부터’ 동아리(회장 전남순) 회원들이 자비를 들여 시민회관 무대를 잡은 것이다.
윤정아는 10년 전 압량면 신촌리에 포도농장을 구입해 남편과 농사를 지으며 경산시민들을 음악으로 치유하고 있다. 8년 동안 시민회관 노래 강사로 활동하다 남부동 평생학습관에서 동아리 회원들과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살기 바빠 가는 세월 모르고 살아왔는데 내 나이 언제 벌써 여기까지 왔습니다. 경산시민들과 노래 부르면서 건강하게 여생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