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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규 작가 마을중심공간보물섬 대표 |
경산시 문화예술계의 숙원이었던 문화재단이 올해 10월에 경산문화관광재단이라는 명칭으로 설립된다고 한다.
경산에 거주하는 문화예술인으로서 무척 반가운 일이다. 그동안 기초단위의 문화재단들이 생기고 좋은 사업을 하는 것을 보면 괜히 부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경산시도 문화관광재단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관광에 대한 비전이 담긴 정책과 사업이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경산시 문화재단의 필요성에 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드디어 결실을 본 것 같다.
지역문화재단은 민법 제32조, 문화예술진흥법 제4조에 근거하고 있었으나 2013년 지역문화 진흥법 제정에 따라 지역문화 진흥법 제5장 19조 1항에 의해 보다 더 구체적인 법적 근거를 두고 있다. 이 조항은 지역문화재단 및 지역문화 예술위원회의 설립 등에 관한 조항으로‘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역문화 진흥에 관한 중요 시책을 심의, 지원하고 지역문화 진흥 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지역문화재단 및 지역문화 예술위원회를 설립, 운영할 수 있다.’라고 적시되어 있다.
지역문화재단은 1997년 경기문화재단, 1999년 강원문화재단이 만들어진 이후 지역문화 활성화와 거버넌스로서 문화영역의 새로운 민-관 협동 모델의 기본 틀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지역문화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영향력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광역문화재단은 전국의 17개 모든 광역 시도에 설립, 운영되고 있으며, 기초문화재단은 빠른 속도로 설립되고 있다. 경북에서 경산시와 비슷한 규모의 도시로는 경주문화재단이 2011년 1월 설립되었고 포항문화재단은 2017년 1월, 칠곡문화재단은 2023년 1월에 설립되어 활발히 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들어서는 구미문화재단이 설립까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5월 29일 출범식을 가졌다. 비록 설립은 늦었지만 사업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산시는 칠곡군과 함께 경북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하는 도시이자 대학도시로서 미래지향적인 문화 예술적 잠재력을 가진 도시이다. 지역 문화관광재단의 설립이 다른 경상북도의 다른 시군에 비해서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경산시는 이른 시간안에 기틀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경상북도의 광역문화재단의 설립과 기초문화재단의 설립으로 지역의 문화예술계가 활성화되기는 했지만 동시에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기도 하였다. 오래되지 않은 지역 문화재단의 경험이 성숙으로 가기 위해서 겪는 필연적인 성장통이라고 보고 싶다. 다만 조금 늦게 출범하는 경산시 문화관광재단은 광역과 다른 시군이 경험한 장점은 살리고 문제점은 미리 다독이는 지혜가 발휘되었으면 한다.
늦었지만 단단한 지역의 문화관광재단을 위해서는 첫째, 중앙집권, 관료 중심의 문화행정에서 민간 이전을 통해 자율적 책임운영을 위한 재단으로서의 역할이 관의 새로운 창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광역과 기초문화재단의 사업이 시군의 의제를 문화 예술적으로 홍보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문제점은 많은 지역 문화재단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둘째, 시민 문화예술과 기초 문화예술을 구분하여 문화예술정책이 결정되어야 한다. 시민 문화예술에 치중된 문화예술정책은 자칫 지역의 문화예술의 기초역량을 약화할 수 있으므로 지역의 전문 문화예술 단체에 대한 정책이 강화되어야 한다. 셋째, 다양화된 시민 욕구와 급변하는 문화예술 환경을 반영한 문화예술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종래의 사업방식과 내용을 변화 없이 수행하기보다도 성장하는 도시인 경산시에 걸맞게 다양한 문화예술이 개발되어야 한다. 특히 관광분야에서도 대상에 따라서 경산시의 문화유산과 관광명소를 개발하고 홍보하는 새로운 방법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넷째, 행정의 유연성이 발휘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도한 감사가 외부에 의해 작용하여서는 안 된다. 그러면 행정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관료주의적 문화예술행정이 나타나 재단 직원들은 감사에 지적당하지 않기 위해 이중삼중의 규제와 행정 서류를 요구하게 된다. 이러한 감사권을 조정하고 자체 외부감사위원회를 두어 문화예술 행정의 특수성에 따른 운영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재정의 안정성을 위한 방안과 인사권의 독립성 등은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다. 무엇보다도 지역의 문화재단은 민-간 거버넌스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거버넌스는 관의 역할을 민에게 완전히 이양하는 것도 아니며 관의 창구로서의 민의 조직도 아니다. 거버넌스는 합리적인 토론과 논의, 즉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문화재단의 명확한 사업 방향과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