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한빛문화재연구원·경산시가족센터·경산이주노동자센터·온나무·경산신문 공동기획④
<편집자주>
경산신문은 관내 생활하는 외국인의 목소리를 듣고 기록하는 프로젝트를 제안한 (재)한빛문화재연구원(원장 김기봉)과 5월부터 1년 간 외국인 생활상 조사 결과물을 지면에 싣는다.
이번 프로젝트는 경산시가족센터(센터장 정유희)와 경산이주노동자센터(소장 안해영) 등 관련기관이 컨소시움을 구성해 참여한다. 결과물은 단행본으로 엮을 계획이며, 지자체의 외국인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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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라니세스카 마아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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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7살의 마리아(발라니세스카 마아로라)는 필리핀에서 왔다. 스페인의 식민지 통치를 받은 필리핀은 인구 80%가 기독교인으로, 마리아 역시 기독교를 믿는다. 노래를 좋아했던 그녀는 지인의 소개로 대구 와룡시장에서 가수생활을 하였고, 그곳에서 남편을 만났다.
식생활 차이, 언어 장벽 등으로 초기 한국생활은 쉽지는 않았다. 외국인을 믿지 못하는 시어머니와 시누이 때문에 갈등을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슬하에 아들 한 명을 두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녀에게 경산은 많은 외국인 친구를 만나고,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외로웠던 대구 생활에 비해 이곳의 생활이 즐겁다는 그녀는 자신과 같은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한다.
<글_ 여수경 한빛문화재연구원 센터장>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필리핀에서 왔어요. 발라니세스카 마아로라라고 하는데 그냥 마리아라고 부르면 돼요.
한국에는 어떻게 오셨어요? 일하러 왔어요. 가수로 일했어요. 대구 와룡시장 옆에 바에서 가수로 노래를 불렀어요. 10년 전이니 2014년인가 그때 대구 와룡시장에서 노래를 불렀어요. 필리핀에서는 수도 마닐라 부근에서 살았어요. 수도 마닐라와는 약 1시간 거리에 있어요.
필리핀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백화점에서 일을 했어요. 필리핀 백화점에서 일을 했는데, (필리핀 지인이) 한국에 일자리가 있다고 소개를 해줬어요. 필리핀에서 노래를 부르는 직업으로 생활하지는 않았어요. 그냥 노래를 좋아해서 많이 부르고 다녔죠. 근데 한국에서 노래를 부르는 일이 있다고 해서 오게 되었어요. 한국을 소개해준 그 친구는 필리핀에서 노래를 가르쳐주는 강사예요.
남편은 어떻게 만나셨어요?한국에 와서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친구가 소개해줬어요. 필리핀 친구가 남편을 소개해줬어요. 그 친구의 소개로 한국에 왔고, 남편도 소개해줬어요. 그렇게 사귀다가 2015년에 남편과 결혼을 했어요.
처음 한국생활 적응하실 때 힘든 점은 없었나요?(한국어로) 대화가 안 돼서 힘들었어요. 근데 영어로 해서 번역기도 쓰고 해서 괜찮은데, 친구가 없어서 그것도 힘들었어요. 음식도 처음에는 맞지 않아서…. 필리핀 음식은 매운 것이 없어요. 그런데 한국 음식은 너무 매웠어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매운 것을 더 잘 먹어요. 남편이 오히려 매운 음식을 못 먹어요.
결혼생활 중 힘들었던 것은 무엇인가요?처음에는 음식 때문에 좀 그랬어요. 남편은 생선을 싫어해요. 전 필리핀 사람이라서 생선을 좋아해요. 생선찜 같은 것이 너무 좋은데, 남편은 좋아하지 않아요. 남편은 오로지 소고기, 돼지고기, (식성이) 완전 반대예요. 그리고 남편이 처음에는 일을 안 했어요. 한 번씩 아르바이트 같은 것을 하지만 (일을 안 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저 그때 임신하고 있었는데, 너무 스트레스 받았어요. 시어머니가 ‘남자들은 애를 낳으면 정신 차린다고 하는데’ 그래도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아이가 태어난 후 남편은 변했나요?완전히 바뀌었어요. 변했어요. 진짜 다른 사람이 됐어요. 사람들이 그러던데, 인간됐다고 이야기하기도 해요. 아이 낳고 나서는 남편은 진짜 성실한 사람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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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 경북 세계인의 날 페스티벌에서 1등 상품을 받고 아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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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와의 관계는 어떤가요?시어머니와는 교회를 같이 다녀요. 저도 기독교이고, 어머니도 그렇고요. 처음에는 잔소리가 많아서 힘들었어요. 지금은 (잔소리를) 많이 안 하시게 되었지만. 처음에는 잔소리도, 다른 사람이랑 비교도 많이 하셨어요. 집에 냉장고 안에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청소해라 등 잔소리를 하는 거죠. 그리고 집에 남편 조카가 함께 살았는데, 제 아들과 3일 차이라서 그런지 계속 비교를 해요. 저 애는 안 그러는데 애는 왜 그러느냐, 이런 식이죠.
왜 시어머니는 마리아씨를 못 믿었어요?외국사람이잖아요. 다른 필리핀 사람처럼 한국 남편이랑 결혼하고 비자 받고 나면 헤어진다고 생각하셨어요. 국적 취득하면 헤어진다는 거죠. 그래서 시어머니가 처음에는 저를 많이 반대하셨어요. 주위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셨어요. 외국인 며느리는 국적 받으면 도망간다고.
경산에는 언제 오셨어요?한 3년 정도 된 것 같아요. 남편이 택배 일을 하는데, 경산에서 해서요. 대구에서 왔다갔다 하기 너무 힘들어서 이곳으로 이사 온 거예요. 남편이 야간에 주로 택배 일을 해요. 경산에 오기 전에는 대구 반야월에서 살았어요. 제가 거기서 한 6개월 일을 했어요. 세탁소에서 일을 했는데 진짜 힘들었어요.
자녀분은 몇 명인가요?아들이 한 명 있어요. 옥곡초등학교를 다녀요. 경산 옥곡동에 살아요. 초등학교 3학년이에요. 아들이랑 저랑은 식성이 잘 맞아요. 떡볶이 이런 것들도 같이 먹어요. 애기 낳고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혼자 다 해야 해서요. 분유 주고 새벽에 아이 돌보는 것도 다 혼자 해야 했어요. 시어머니와 시누이들이 있지만, 그래도 혼자 다 했어요.
자녀 교육에는 어려움이 없나요?남편이 같이 해요. 학원을 다녀요. 그래도 안 되는 것은 다문화센터에서 상담을 받아요. 다문화센터가 진짜 도움이 많이 돼요. 여기서 (필리핀) 친구들도 사귀면서 애 키우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요.
한국어는 어디서 배웠어요?경산에 있는 다문화센터에서 배웠어요. 코로나 전에 1단계 배웠고, 2018년에 2단계 배웠고, 지금은 3단계 배우고 있어요. 듣는 거는 잘 들리는데 말하는 것이 아직은 조금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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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문화가족센터 행사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으로 왼쪽에서 첫 번째가 마리아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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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에서 생활은 어떠세요?경산이 좋아요. 여기서 필리핀 친구들도 만날 수 있었어요. 필리핀 사람들은 많이 없어요. 베트남은 많지만 필리핀 사람들은 거의 없거든요. 다문화센터에서 중국 언니들하고 가끔 밥을 먹어요. 4명이 모여서 함께 식사도 하고 그래요. 전 경산에서 사는 것이 좋아요. 대구 가는 것도 쉽고 다문화센터에 친구들이 많아서 정말 좋아요. 옥곡동에서 생활하는데 주변에 외국인 친구들도 많아서 좋아요.
다문화센터 행사에 남편분도 참석을 하시나요?한두 번 정도 같이 했어요. 쓰레기 줍거나, 아이와 함께 하는 행사에 남편도 같이 참석한 적은 있지만 잘 안 해요. 밤에 택배 일을 하잖아요. 그게 힘들어서 잘 못해요. 그래도 다문화센터를 남편이 추천해줬어요.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어떻게 하나요?(필리핀) 엄마한테 전화해요. 엄마한테 전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요. 아니면 다문화센터 선생님한테 이야기해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다문화센터에 가거든요. 한국어 공부도 하고, 국적 취득을 위한 준비도 하고 행사도 참석하고 그래요. 전 다문화센터가 너무 너무 감사해요. 스트레스 받아도 여기서 다 풀고 있어요.
참가했던 행사 중 가장 기억나는 것은?다문화센터에서 축제가 있었어요. 대구대학교에서. 그때 노래대회 나가서 1등을 했어요. 텔레비전을 상품으로 받았어요. 텔레비전은 남편이 작은 누나한테 줬고요. 평소 동전노래방에 가서 노래 연습을 해요. 아들은 같이 가서 하는데, 남편은 잘 안 가요.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전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싶어요. 우리 나라 필리핀에는 어려운 사람이 많아요. 저도 그랬어요. 저도 아픔이 많았어요. 그래도 저는 여기 와서 잘 살고 있잖아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많이 도와주고 싶어요. 봉사활동을 많이 나가고 싶어요. 지금은 애가 어려서 그런데 좀 크고 나면 봉사활동을 많이 나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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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사활동으로 쓰레기를 줍고 있는 마리아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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