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경산시 국회의원선거가 반전을 거듭하며 국민의힘 후보에게 넘어갔다. 일찌감치 3배 이상 앞서 나가던 거목 최경환 후보가 무소속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뜯어보면 2년 전 지방선거 시장선거를 빼다 박았다. 그때도 무소속 오세혁 후보는 선거에서는 이기고 표에서는 졌다. 이번에도 무소속 최경환 후보는 초반 압도적인 지지를 지키지 못하고 동지역 유권자들의 보수정당 지지를 저지하지 못했다. 4선의 관록의 최경환 후보가 정치 초년생인 37살의 여성 신인에게 패배했다는 것은 사실상 정당이라는 조직을 인물이 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경산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당선되지 못할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무소속 오세혁 시장 후보는 여론에서 앞서 나갔고, 국민의힘 공천 신청자들이 대거 탈락하면서 대부분이 자신의 캠프에 가세했지만 조직을 넘지 못했다.
이번 국회의원선거에서도 마찬가지 양상이 벌어졌다. 출구조사에서 7% 정도 뒤졌지만 JTBC 여론 잠정조사에서 18%나 앞섰던 최경환 후보는 자정까지만 해도 근소한 차이로 앞서나가다가 이후 혼전을 거듭한 끝에 최종 1.1% 차이로 석패했다. 득표수는 불과 1600여 표 차이. 조 당선인은 개표가 진행된 지 8시간여 지난 새벽 2시쯤 당선권에 접어들어 최종개표 결과 42.5%인 6만 2409표를 득표, 6만 746표(41.39%)에 그친 무소속 최경환 부호를 1663표 차이로 제치고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투표구별 득표결과를 보면, 조지연 당선인은 동지역에서 모두 최 후보를 앞섰으며, 최경환 후보는 자인면(52.58%)과 남산면(52.08%)에서 절반 이상을 득표하는 등 하양읍과 압량읍, 와촌면, 남천면 등 읍면지역에서 앞섰으나 상대적으로 유권자가 많은 동지역에서 패배하면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선거는 끝났다. 지난해 연말부터 경산을 두 갈래로 갈라놓았던 보수세력간 대결에서 신세력이 연거푸 이기면서 지역권력 교체가 마무리됐다. 패자는 받아들여야 한다. 사실상 지난 시장선거가 대리전 양상을 띄었다며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구세력 중심인 최경환 전 부총리가 직접 나섰지만 졌다. 이제는 패배를 받아들여야 한다. 과거의 영광에 연연해서는 안된다. 깨끗하게 승복하고 지역안정에 기여해야 한다.
조지연 당선인은 당선소감을 통해 “이번 선거를 통해 경산의 변화와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시민들의 절실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더욱 겸손하게 국민을 섬기는 일꾼이 되겠다”고 밝혔다. 겸손하게 국민을 섬기겠다는 말은 함께 선거운동을 했던 상대후보 지지자들도 존중하겠다는 말로 들린다.
스스로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을 실현하고 불체포특권 금지 등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에 앞장서 새로운 정치를 실천하라는 시민들의 명령을 받들겠다”고 약속했다. 0.7%를 이기고도 야당과의 협치를 거부한 끝에 완패를 당한 집권여당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조 당선인도 지역에서 승자 독식의 유혹을 이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역정가가 또다시 극심한 혼돈의 세계로 빠질 것이다.
특히나 민주당과 무소속 시의원이 4명이나 포진한 경산시의회에 협치를 주문해야 한다. 일방주도는 안된다. 그 첫 시험대는 하반기 경산시의회 의장단 선거가 될 것이다. 벌써부터 의장단에 대한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다. 그것이 현실화된다면 시민들은 실망할 것이다.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조 당선인의 약속을 시민들이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