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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일의 경산사람

‘행사인생’ 이준우 실장

최승호 기자 입력 2022.04.21 13:51 수정 2022.04.21 14:23

꽃피기가 그리 쉽더냐
뜨거운 낮과 칠흑의 밤을
가지를 올리고 잎을 키우며
기나긴 시간 아파해야
피워지는 것이 꽃이란다

꽃피기가 그리 쉽더냐
차가운 겨울을 지나
칼날 같은 눈비바람을 견디고
기나긴 시간을 아파해야
피워지는 것이 꽃이란다

꽃핀다고 끝이더냐
화려한 꽃은
화초가
가장 아픈 시절이며
씨앗을 만들어
다시 싹 틔우기 위한
처절한 희생임을
우린 알아야 한다

 
취상翠箱 이준우의 <희생>이라는 시 전문이다.
 
20대부터 이벤트회사를 운영해 와서 ‘행사인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준우(49세, 사진) 실장은 임당동에서 4남 2녀의 막내로 태어났다.
 
이 실장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것은 이주용 목사와 지인들이 87년에 설립한 경산시 최초의 사회단체인 청소년문화연구소에 이듬해 입회하면서부터다. 89년도 고등부 회원으로 입회해 1대 회장을 맡으면서 오늘날까지 이실장은 청문연의 평생회원이 됐다.

“아마 이주용목사님이 아니었다면 제 인생은 건달인생이었을 겁니다. 어릴 때부터 주로 쿵푸, 태권도, 유도, 복싱 등 격투기를 배웠고 중학교 때는 교기인 럭비를 했는데 청문연이 아니었다면 전공을 살렸을지도 모릅니다. 하하”

설립 당시 청문연은 지역 청소년들의 해방구였다. 청소년가요제, 한가위대잔치, 가면무도회, 체육대회 등 청소년을 위한 행사가 매월 열렸다. 각종행사의 기획과 사회를 이 실장이 맡으면서 공연이벤트업계 로 진출하는 계기가 됐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대를 하고 본격적으로 이벤트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영남대락페스티벌, 경북실전, 영남외국어대학 축제를 도맡아 진행하면서 회사의 규모도 커졌다. 자연스럽게 유명가수의 콘서트를 기획하는 ‘독립문화지원단 백두’를 설립해 병역파문을 일으킨 유승준의 마지막 콘서트를 진행했고, 이후 지오디의 콘서트를 추진했으나 기획자가 도일하면서 부도에 가깝게 실패를 맛보았다. 

다시 대학축제, 청소년행사 기획으로 전열을 정비하기로 했으나 대학담당자와의 악연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당뇨에서 시작된 질병으로 결국 한 쪽 눈과 신장, 한쪽 다리를 앗아갔다.
 
“아내와 두 아이를 위해서라도 가만히 누워있을 수만은 없었죠. 오랜 선배인 이유식 회장과 ‘예술공장’을 설립해 끊어졌던 청소년가요제도 부활시키고 했지만 코로나19가 다시 찾아왔죠”

두 번의 시련이 이 실장을 가로막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희생 없이 꽃도 없습니다. 혹독한 겨울 추위를 견뎌야 꽃이 핍니다. 오랜 꿈인 종합문화예술단체를 설립해 곧 건립될 문화예술회관에서 시민들이 일상적인 문화예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방통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이 실장은 요즘 시에 푹 빠져 있다. <희생>이라는 시는 자신의 여정을 노래한 시다. 불편한 몸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 실장은 요즘 페이스북에서 자작시와 식물키우는 재미를 페친들과 공유하고 있다. 시작詩作과 화훼가꾸기가 이 실장의 취미가 된 것이다. 이 실장의 행사인생이 두 번의 시련을 이기고 기어코 꽃피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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