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 주일의 경산사람

사과 ‘초홍’ 개발자 경북농원 이석구 대표

경산신문 기자 입력 2021.10.28 11:56 수정 2021.10.28 20:35

“내년 추석이 9월 10일로 예년보다 많이 이른 편입니다. 대표적인 추석사과로 알려진 홍로의 출하적기는 9월 중하순입니다. 홍로 재배농가에서 추석 선물용으로 유통하려면 이보다 보름 전인 8월 25일부터 30일까지는 출하가 되어야 하는데 출하 시기가 조금 이른 편입니다. 그런데 ‘초홍’은 이때가 완숙기에 접어듭니다. 아마도 내년 추석을 기점으로 ‘초홍’이 추석사과의 대세로 떠오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량읍 부기리에서 30여 년째 사과묘목 전문 농원인 경북농원을 운영하면서 사과의 대명사인 홍로의 단점을 대폭 보완한 ‘초홍’을 개발해 특허출원등록을 마치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전국 보급에 나선 이석구(57세, 사진) 대표를 이 주일의 경산사람으로 만났다.
 
이 대표는 하양읍 대조리에서 태어나 화성초와 하양중, 대구공고를 졸업했다. 대우조선에서 1년 정도 근무하다 군에 입대했다. 전역을 앞두고 대우조선으로 복직하지 않고 아버지가 하시던 묘목농사를 이어가기로 마음먹었다.
 
현재의 경북농원 옆 작은 땅을 임차해 컨테이너 사무실 하나를 놓고 <경북농원>을 차렸다. 사과묘목을 생산하고 판매하면서 나만의 사과를 갖고 싶었다. 1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육종에 관심을 기울이다 마침내 지난해 홍로의 단점을 대폭 개선한 ‘초홍’을 개발해 식물신품종등록을 마치고 품질보호권(제855호, 2019-220호)을 획득했다. 육종에 성공해 인정받은 품질보호권은 향후 25년간, 그러니까 오는 2046년간 보호된다.
 
이 대표는 자신이 개발한 ‘초홍’ 묘목을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초홍’을 식재하는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경북농원이 지정하는 공판장에만 출하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고 있다. 지정 공판장에만 출하함으로써 품질관리는 물론 판매대금의 3%를 받도록 한 로열티도 농가에서 직접 받지 않고 공판장에서 바로 받을 수 있도록 전국 최대 사과공판장인 안동공판장과도 계약을 체결했다.
 
‘초홍’은 지난해 보급을 시작해 올해에만 전국으로 5만 주 정도가 판매됐다. 벌써부터 올가을에 일부 ‘초홍’을 수확한 농가들의 입소문을 타고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홍로의 주산지인 거창과 ‘무진장’이라 불리는 무주 진안 장수지역에 주로 나갔다. 앞으로는 서울과 강원도, 충청권에도 공판장을 계약해 전국 어디서나 ‘초홍’을 출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대표가 10년 만에 개발한 신품종 ‘초홍’은 일단 병충해에 강하다. 일반 홍로가 주로 5일에서 1주일 단위로 약제를 살포하는데 비해 ‘초홍’은 특히 탄저병에 강해 열흘에서 12일에 한 번씩 살포하면 된다. 두 번째는 착색이 월등하다. 잎에 가려지더라도 사과에 잎이 붙지만 않으면 착색이 고루 된다. 반사필름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세 번째는 맛이 홍로에 비해 월등하다. 맛은 당과 산미, 육질, 과즙이 좌우하는데 홍로는 당도가 13에서 14브릭스로 당도는 좋지만 산미나 육질은 떨어진다. 마지막으로 ‘초홍’은 향도 있고 저장성이 좋다.

“홍로가 단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대체품종이 없었는데 ‘초홍’이 개발돼 농가들이 선호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실은 홍로의 대체품종으로 10년 전에 ‘아리수’가 개발됐지만 크기가 작고, 특히 저온지역에서 동록이 많이 발생하는 등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홍로가 지난 88년에 개발돼 33년간 보급됐는데 전국 사과품종의 3~4%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아마도 ‘초홍’이 홍로의 재배 면적을 잠식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이 대표의 신품종 개발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지난 2001년 원예연구소가 개발한 ‘선홍’을 독점계약이 끝난 2년 후 입찰로 일반에 분양한다는 소식을 듣고 대리로 참석해 특허권을 받아왔다. 약 15만 주 정도 판매했는데 소비자 반응이 좋지 않은데다 송사까지 겹쳐 엄청난 손실을 봤다. ‘초홍’은 이 같은 아픔을 이기고 나만의 사과를 갖고자 했던 이 대표의 집념이 이루어낸 결실인 것이다.
지난 30년간 고향에서 묘목농사를 지으며 지역사회에도 공헌했다. 묘목조합이 결성되면서 12년간 감사로 조합원들이 권익보호를 위해 노력했고 모교인 화성과 부림 등 하양진량지역 초등학교 졸업생 모임인 77연합회 동기회도 두 번이나 회장을 맡아 친구들의 신의가 돈독하다. 진량읍사무소 부근 땅을 개발하기 위해 주택건설업 면허를 취득해 건축공부를 하면서 15층짜리 2동 규모의 아파트를 지어 분양한 것은 묘목전문가 이 대표의 또 다른 진면목이다.
“묘목농사로 벼락부자 됐다는 소문도 있는데 사실은 많이 벌고 많이 까먹었습니다. 아무쪼록 제가 개발한 ‘초홍’으로 사과 재배농가들이 모두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저작권자 경산i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