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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독서대상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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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경산시민독서감상문쓰기대회 시상식이 지난 21일 오후 서상길 청년괴짜방에서 열렸다.
대상 수상자인 임종숙(와촌면)씨와 금상 수상자인 이서현(남산초) 학생 등 수상자와 학부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조촐하게 진행됐다. 시상식에 앞서 싱어송 라이터인 이종일 놀이연구소장이 식전 분위기를 돋구웠다.
허필현 심사위원은 심사평을 통해 “수상자들의 작품을 심사하면서 책의 줄거리를 옮기는 것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책을 통해 풀어가는 것이 감상문쓰기에 필요한 작업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꼈다”며 “마지막으로 남은 네 편의 작품 모두 훌륭했다”고 말했다.
와촌에서 작은도서관 운동을 펼치고 있는 대상 수상자 임종숙씨는 “경산신문에서 매년 주관하는 독서감상문쓰기대회가 시민들의 독서 열기를 드높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경산신문 독서대상이 책읽는 도시 경산을 만드는데 일익을 담당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상 수상작>가슴으로 느끼는 기후위기, 한재각의 『기후정의』를 읽고 -임종숙(일반)
“인간이 된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책임을 갖는 것이다. 그것은 자기에게는 관계가 없어 보이는 불행한 일들에 대해서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일이다.[...] 또 세계의 건설에 가담 한다고 느끼는 일이다”(생텍쥐페리, 『인간의 대지』(시공사, 2014)중에서)
한재각의 『기후 정의』(한티재, 2021)를 읽는 내내 나는 생텍쥐페리의 저 문구를 떠올렸다. 때로 문학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실마리를 주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불행한 일들이 너무 많다. 그 불행은 나와 관계가 없어 보이기 때문에 너무도 손쉽게 남에게 떠 넘기고 만다. 한재각 작가는 현재의 기후상황 앞에서 ‘불이야’라고 외치고 있다. 더 이상 남의 집 불구경이 아니라 내 집이 불타고 있다는 말이다. 지금은 예능인으로 더 유명한 타일러 라쉬 역시 『두번째 지구는 없다』(알에치코리아, 2020)에서 기후 위기는 남의 일이나 다음 세대의 일이 아닌 현재의, 그리고 나의 일이며,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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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상을 수상한 임종숙 씨(왼쪽)와 가족들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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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때 환경단체에서 활동가로도 일한 적이 있다. 그때도 기후위기가 있었고 환경문제도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자연과 환경의 중요성을 공부했다. 북극곰과 멸종위기 동물의 불행에 함께 슬퍼했다. 종류가 다른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는 법을 익히고 천연세제와 에코백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다. 그렇게 하면 지구가 지켜질 줄 알았다. 환경단체 활동, 환경교육과 캠페인, 아나바다 활동 정도면 내 할 일은 다 한 것 아닌가?
한재각 작가는 충분치 않다고 말한다. 탄소 발생량과 온난화의 속도는 이미 우리가 만족하는 작은 실천을 훨씬 압도해 왔기 때문이다. 정부의 불공정과 대기업이 자행하는 과도한 이윤추구는 자연환경을 극도로 희생하고 있다. 그들에게 정의와 공정, 평등과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는 작가의 주장은 무척 설득력이 있었다.
선진국들은 탄소배출에 대한 책임을 개발도상국들에게 전가하는가 하면 배출권 거래제와 같은 시장주의적 해결책으로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면죄부를 획득하고 있다. 환경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저질러지는 인권침해도 심각하다. 토착민들에게 숲 출입을 금지하거나 삼림을 복원한다는 명분으로 식물 다양성을 파괴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레이첼 카슨 역시 『침묵의 봄』(에코리브르, 2011)에서 대규모의 단일품종으로 조성된 숲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모두 기업과 국가의 이익을 늘리기 위한 것이다. 기후위기의 영향은 약한 존재를 위협한다. 토착민은 기후난민이 되고, 동물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가난한 노인들은 무더위와 싸우며 쪽방촌을 떠돈다.
코로나19가 동물과 사람 사이의 거리두기에 실패로 생겨난 거라면 기후위기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과도한 침해와 착취에서 비롯된다. 이런 점에서 한재각 작가는 코로나19와 기후위기는 발생원인과 해결책에서 근본적으로 동일하다고 말한다. 또한 연대, 협업, 형평성, 사회적 약자의 보호는 코로나19 위기 뿐 아니라 환경위기 상황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공정한 무역, 이윤의 재분배, 공적 일자리 역시 중요하다. 그의 말대로 돌봄, 먹거리, 택배노동, 농업, 보건, 교육 등의 분야에서 보편적 일자리는 더 늘어야 한다. 정의로운 경제가 기후위기에서 벗어나는 해결책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나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나는 문화기획자로서 책을 읽는 내내 문화예술의 역할을 생각했다.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책임을 느끼기 위해서는 자연과 조화롭게 사는 것을 ‘좋은’ 삶으로 여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는 『감성의 분할』(도서출판b, 2008)에서 감수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본주의의 체제는 특정한 방식의 감수성과 정합적으로 조직되어있다. 자본주의적 감성은 사람들로 하여금 착취와 과도한 이윤추구를 익숙하고 편안하며, 나아가 아름다운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따라서 기후위기와 빈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감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화예술은 그러한 새로운 감수성과 감동을 가져다 준다.
내가 기획했던 몇몇 문화예술 프로그램들(<개구리 물배 채우다>, <버드맨, 바람을 걷는 가면비행>, <무지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에서 나는 아이들과 함께 개구리와 친구가 되었고, 새 가면을 쓰고 하늘을 날았으며, 무지개와 함께 놀았다. 우리는 자연과 친구가 되었고, 서로 하나가 됨을 경험했다. 함께 읽었던 동화와 소설, 영화, 음악,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을 통해 느꼈던 감동은 내 몸에 고스라니 스며들어 우리 몸과 마음을 움직인다.
문화예술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바꾼다. 한재각의 비판은 이성과 정의로운 분노에 토대를 둔다.
그러나 문제해결을 위한 비판과 분노는 자연과 환경에 대한 또 다른 감성의 변화와 함께 할 때 가능할 수 있다. 문화를 통해 자연 앞에서 감동하고 경이를 느낄 때, 빈곤과 환경위기에 경각심 또한 커질 것이다.
문화란 곧 가치와 신념의 영역이다. 기후정의는 더 이상 이데올로기나 구호가 아니라 일상을 변화시키는 가치와 신념이 되어야 한다. 물질적 풍요와 경쟁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지구환경을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와 신념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시 생텍쥐페리로 돌아가 보자. 어린왕자는 이렇게 말한다. “아저씨별의 사람들은 정원 하나에 장미꽃을 오천 송이나 가꾸지만 자신들이 찾는 걸 거기서 찾을 수는 없어. 하지만 그건 장미꽃 한 송이나 물 한 모금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건데, 하지만 눈은 보지 못해. 가슴으로 찾아야 해”(『허밍버드』(2019))
여기서 생텍쥐베리는 ‘눈’과 ‘가슴’을 대비한다. 환경위기 앞에서 무력함을 자책하거나 포기하지 않으려면 어린왕자가 우리에게 속삭였던 그 ‘가슴’이 필요하다.
나는 한재각의 『기후정의』 역시 가슴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한재각 작가의 외침은 그의 가슴에서 나온 절규이다. 나와 함께 하는 지구촌의 사람들 모두가 선한 가슴으로 기후위기에 맞서 행동을 시작할 것이다.
<금상 수상작>『고양이 해결사 깜냥 1.아파트의 평화를 지켜라!!』를 읽고 -이서현(남산초)
안녕, 깜냥!
깜냥아, 안녕!
내 이름은 이서현이고 8살이야.
나는 너의 이야기를 읽고 아파트에서 살았을 때 생각이 많이 났어.
아, 내가 말을 안했구나. 아파트에서만 살다가 올해 촌으로 이사와서 주택에 살고 있거든. 아파트 집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훌라후프나 공놀이도 마음껏 뛰면서 못하니까 싫었어. 심지어 너무 신이 나도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지도 못하고 춤도 살짝 춰야만 했어.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하셔서 꾹 참고는 있었지만 잘 안됐어.
특히, 작년 7살에는 코로나가 생기기 시작해서 유치원도 관두고 집 밖으로는 나가지도 못해서 너무 갑갑하고 불편하고 몸이 근질근질 했거든, 베란다에서 놀면 좀 나을까 싶어서 나갔다가 담배 냄새 맡아본 적 있는데 너무 고약했어!
누군가 근처에서 담배를 폈나봐. 내 생각에는 같이 살아가는데 규칙을 지켜야 하는데 규칙을 안 지키고 있지 않아?
언제는 할머니 댁에서 하룻밤 자고 왔는데 그 밤에 무슨 소리가 들리는거야! 창문을 열어보니 놀이터에서 떠들며 놀고 있는 친구들이 있었어. 보통 아파트 공동체 생활의 규칙 중에 하나는 저녁 8시까지만 놀이터를 이용해야 하는데, 밤 10시였어. 요즘 엄마가 층간소음과 비슷한 문제들 때문에 뉴스에 많이 나온다고 하셨어. 그리고 문제가 심각해지면 이웃끼리 더 시끄럽게 하려고 일부러 소음도 만들면서 방해한대.
너무 짜증났을 것 같아. ‘이런 식으로 이웃 다툼이 심해지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어. 참, 그런데 깜냥이 넌 진짜 해결 잘하더라. 직접 602호로 가서 화내지 않고 센스있게 해결했잖아. 만약 나였다면 난 그냥 버럭 화를 내버릴수도 있었을 것 같아. 깜냥아, 택배 왔을 때 기억나? 네가 경비아저씨 대신 물건들 옮겼잖아. 내 생각에 경비 아저씨들은 너무 할 일이 많아서 힘드실 것 같아. 코로나 인해서 택배 양은 계속 늘어만 가고 쓰레기, 소음 등 주민들의 불만도 해결해야 하고 아파트 관리에 주차까지 말이야. 휴! 거기다가 밤에는 주무시지도 못하고 우리를 지켜 주시잖아.
아파트 집에서 살때는 경비원, 보안실 직원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모르고 지냈어. 촌에서 지내면 그런 일들은 다 우리가 직접 해야하거든. 사실 아랫집, 위집으로 붙어사는게 아니라 특별한 일들은 없지만 말야. 경비 아저씨, 보안실 아저씨, 감사합니다!
깜냥아, 너 우리 학교에도 한번 와줄래? 어제는 친구가 수업 중간에 화장실을 가서 오지를 않는거야. 다른 친구가 있길래 이야기 나누다가 들어왔대.
수업 중에 나가서 빨리 들어오지 않아서 모두에게 피해를 줬어. 또 한번은 화장실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2학년이 먼저 가겠다고 하는거야. 정말 어이없었어. ‘난 절대 그러지 않을거야’하며 다짐했어. 네가 와서 공동체 생활의 규칙을 안 지키는 어린이한테 ‘서로 규칙을 지켜보자’라고 말해 줄래?
여러 가지 문제들을 센스있게 풀어내는 모습을 보고 너라면 상대방 기분이 상하지 않고 좋게 상황을 만들 수 있을거라고 믿거든. ‘스스로 일을 헤아릴 수 있는 능력’ 이라는 너의 이름의 뜻처럼 말이야.
난 행복하고 아른다운 세상을 원해.
특히, 서로 친한 이웃이 된다면 좋겠어. 촌에서는 1층이고, 우리만 사는 주택이라서 뭐든지 하고 싶은대로 쿵쾅 거려도 상관없지만 놀이터나 학원이 없다보니 친구들을 많이 볼 수 없어서 허전해. 또래 이웃들이 많았으면 좋겠어. 싸우는 어른 이웃들도 처음부터 나쁘게 행동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 일이 좀 꼬여서 그렇지 너의 가방 속만 봐도 그렇지? 602호가 준 토스트, 201호 형제의 생쥐 인형, 할머니의 튀밥, 아저씨의 털실 등등 말이야.
너가 그랬지? 여기저기 다녀 보니까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참 많더라고.
어려운 사람을 돕고, 슬픈 사람을 위로할 줄 아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많다고.
언젠가 내가 사는 동네에 찾아올 때까지 내가 책임지고 우리 동네를 위한 사람이 될게. 공동체 규칙도 알리고 말이야. 그러다 보면 모든 친구들이 사는 동네와 친구들의 아파트도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거야. 우리집 마당에는 길고양이 자주 놀어와. 오늘도 한 마리가 슬 지나갔는데 너는 아니였어. 서현이가 기다리는거 까먹지마. 나를 만난다면 이렇게 인사해 줄래?
“안녕, 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