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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 사회 사회일반

성암산 겨울야경 끝내줘요!

천명기기자 기자 입력 2007.12.24 16:13 수정 2007.12.24 16:13

성암산 야간산행에 최적의 조건 … 야간 조명에다 곳곳에 체육시설 완비

“어~ 덥다.”
시설좋은 목욕탕 사우나나 찜질방에서나 들을 법한 감탄사. 한겨울의 냉기가 절정에 달한 밤 9시 전후 해발 469m높이의 산위에서 듣기에는 도통 낯설다. 하지만 요즘 성암산 정상에 서면 몇분몇초의 시간차로 들을 수 있는 소리다.
야심한 산정상의 겨울냉기가 볼살을 벨듯이 날카롭지만 누구하나 춥다며 옷깃을 여미는 이가 없다. 수시로 회식대신 야간산행을 한다는 10여명의 회사원들, 강아지와 산책하러 나왔다가 마땅히 갈 데가 없어서 올라왔다는 아주머니와 딸, 잠드는 데 도움이 될까싶어 올라오셨다는 노부부, 늘 낮시간에 오르다 오늘은 밤에 올라와봤다는 사람, 반주로 마신 술기운을 없애려고 올라온 대리운전한다는 아저씨. 낮의 번잡함을 피하려고 일부러 야간산행을 선택한 사람이라면 되려 짜증이 나겠다싶다.
한 시간 남짓동안 성암산의 정상을 오르고 내려간 이는 대략 20여명. 마침 중학생 아들과 함께 오른 중년의 부부가 눈에 띈다. “가족끼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오르는 등산로의 고즈넉한 밤분위기가 환상적”이라는 주부 임모씨. “애 아빠는 술 안마셔서 좋고, 평소엔 목소리 듣는 것도 힘든 아들녀석의 쉼없는 학교이야기를 듣느라 힘든 줄도 모르겠다.”며 한마디 덧붙인다. “무엇보다도 경산의 겨울 야경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 끝내준다”. 이 시간에 성암산을 오르는 모든 이들의 이유다.
경산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올라봤었을 성암산은 주간산행은 물론 야간산행에 최적의 조건을 자랑한다. 해발 400m를 약간 넘는 높이와 험하지 않은 등산로는 느린 걸음으로도 1시간이면 충분히 왕복할 수 있다. 또한 정상초입까지의 등산로를 밝히는 야간조명은 밤눈 어두운 이라도 무리없는 야간산행이 가능하다.
등산로 곳곳에 철봉이나 평행봉 등의 기구가 설치되어 있어서 산행 중간중간 간단한 운동으로 등산의 지루함을 달랠 수도 있다. 얕은 높이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경사는 정상까지 30여 분정도의 산행만으로도 속옷이 푹 젖을만큼 땀이 나게 한다. 사우나나 찜질방의 열기로 억지로 흘리는 땀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한겨울 야산의 냉기와 산행으로 뜨거워진 호흡이 만나 만들어내는 하얀 입김은 딱 보약을 달일 때 나는 그 김이다. 산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강상의 이로움을 궂이 이야기 할 필요는 없겠다. 뉘라도 다이어트와 신진대사에 가장 좋은 운동은 등산이라 하지 않던가. 특히 야간산행에서는 주간에는 절대 느낄 수 없는 밤의 정취와 환상적인 도시야경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성암산 정도면 굳이 값비싼 등산장구가 필요없다. 신발장에 있는 아무 운동화에 두터운 겨울잠바 하나만 걸쳐도 충분하다. 조명이 끝나는 지점까지만 오를 생각이라면 퇴근길에 아침 출근복 그대로에 구두를 신고도 무리가 없다. 1차 술자리를 끝내고 2차 술자리로 옮겨가는 동안의 짬만 있어도 충분하고 케이블 영화채널의 영화방영전 광고시간만 취해도 충분하다.
분명, 산행을 시작한 지 10분만 지나면 낮동안의 피곤함과 번잡함이 몸과 마음으로부터 떨어져 나간다. 20분이면 내일하루 충분히 버틸 기운이 충전된다. 그리고 30여 분뒤 정상에 서면, “춥고 야심한데 미쳤냐 산을 오르게?” 하곤 했었을 스스로를 반성하게 만든다. 환상적인 겨울의 도시야경이 분명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 당장 오늘 밤 성암산을 올라보자. 춥거나 어둡거니, 지루하거나 무섭거니 하는 그런 걱정일랑 일절 말고.


 


<756호 : 2007년 12월 24일 월요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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