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사회·경제
사회
사회일반
우리는 ‘전통의 현대화’라는 말, 그리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을 자주 하고 자주 듣기도 한다.
매우 그럴듯한 말이며 공감도 가는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말할 때 흔히 잊어버리는 게 있다. 무엇이 우리의 전통이며 무엇이 가장 한국적인 것인가?
다시 말하면 예술에 있어서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은 보통 생략된다는 것이다.
우리 선조들의 그림에 짙게 깔려 있는 예술관, 이는 알다시피 대부분 그 뿌리를 도교와 불교 및 유교의 사상 및 민간 신앙에 두고 있다.
그런데 이 유불선 세 사상은 과연 한국적인 것이며 우리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가?
위의 사상들이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조상들의 삶에 스며들어 토착화되었으므로 한국적인 것이라면 기독교는 어떻게 봐야 하는가?
기독교의 일파인 천주교가 이 땅에 들어 온지도 벌써 200년이 넘었으며 이제는 갓을 쓴 예수, 한복을 입고 쪽을 찐 마리아 상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어떤 종교나 사상이 이 땅에 들어 온지 도대체 몇 해가 흘러야 한국적인 것이 되는가?
요즘은 동양화라는 말 대신에 한국화라는 말을 사용한다. 여기서 한국화라는 용어의 정당성을 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한국화에 사용되는 붓, 먹, 물감, 종이 등의 화구와 재료, 그리는 기법 및 이론적 토대 등은 중국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화라는 명칭을 사용할 만큼 중국의 그것과 구분되는 고유한 특성이 있는가?
또한 이 용어는 현실적으로 서양화라는 용어에 대비되어 사용되며, 이러한 구분에는 화구와 재료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붓, 먹, 종이라는 재료와 도구에 의해 그려진 그림이 한국화라면 같은 재료와 도구를 사용해서 제작한 미국이나 유럽 작가의 그림은 뭐라고 불러야 하나? 한국화 또는 동양화일까?
반대로 서양화, 즉 유화 기법을 사용하는 화가는 서양화가인가?
과연 서양의 화가들이 유화기법을 사용하는 한국 화가들을 서양화가라고 생각할까?
백남준과 이우환은 한국 화가인가 아니면 한국 출신의 미국 화가와 일본 화가인가?
우리의 전통, 한국적인 것에 대한 질문은 이처럼 수없이 있을 수 있지만 이 모든 질문이 결국 한 곳으로 모이게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해답을 찾아보아야 할 질문은 한 가지이다.
우리는 누구인가?
●대구사이버대학교 미술치료학과 전임강사
<756호 : 2007년 12월 24일 월요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