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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 사회 사회일반

“그냥 계속! 당연히 그냥 계속해야 하는 겁니다”

편집부 기자 입력 2007.12.03 14:50 수정 2007.12.03 14:51

「찾아가는 어르신 문해교실」 기획·지원담당 김동원 평생교육담당 인터뷰

“천 기자, 이야기 하나 해 드릴까요?”
「찾아가는 어르신 문해교실」의 전반적인 기획과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시청 교육체육과 김동원 평생교육담당(이하 김 담당)은  대뜸 기자를 보자 한 말이다.“어르신 문해교실이 왜 필요한지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가 없는 이야기”일 것이라며 들려준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문해교실 1주차 첫 수업이 있었던 자인의 한 마을회관. 몇 개월의 준비 끝에 시작한 첫수업을 참관하고 있던 중에 한 할머니가 눈물을 줄줄 흘리시더라고. 사연인즉, 올해 62세인 김모 할머니로 10여년전 뇌출혈로 오른쪽 팔과 손을 제대로 놀릴 수 없게 되었단다. 업친데 덮친격으로 몇 년뒤 남편까지 돌아가시는 바람에 말못할 생활고를 겪어오고 계시다는 김 할머니는 글을 몰라 겪는 불편이 가장 컸단다. 그래서 오랫동안 주눅이 들고 부끄러운 마음에 이웃사람 만나는 것 조차 망설이며 살아왔는데, 오늘 할머니 스스로도 놀란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동안 할머니 스스로는 글자를 읽지도 쓰지도 못한다고 여겨왔고, 그 때문에 말못할 마음고생을 해 왔다. 그런데 수업중 자기의 이름과 나이를 적어보는 테스트 과정에서 평생동안 쥐어 본 적이 없던 연필 끝에서 할머니의 이름과 나이가 씌어지더라는 것이다. 더불어 강사선생님이 짚으며 읽는 글자들의 발음과 할머니 자신이 생각하는 발음이 대략 일치하더라는 것.
결론적으로 그 할머니는 스스로 글자를 어느 정도 읽고 쓸 수 있었음에도 지금껏 아무것도 모른다 생각하고 살아 오셨던 것이다. 거기에다 오른팔과 손의 사용이 어려웠던 까닭에 연필을 잡고 글을 써볼 엄두를 못내고 있던 차에 왼손으로 겨우 잡은 연필끝에서 자기의 이름과 나이가 씌어지니, 갑자기 그동안의 세월이 너무 억울하더란다. 그래서 그렇게 우셨다고.
“그나마 그 수업조차  없었다면 계속 그렇게 글자를 모른다 여기셨을지도 모를 일”이라며 처음엔 “해보면 괜찮은 사업이 될 것”이란 마음이 그 할머니의 눈물을 보고 난 뒤부터 “반드시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할 사업이라는 각오”로 바뀌었다는 김 담당.
본지 지난호 753호 4면 기사를 통해 밝혔듯이 이번 「찾아가는 어르신 문해교실」은 관내 5개권역(자인, 용성, 와촌, 남산, 남천) 8개 부락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이전의 관련홍보와 신청자모집은 김 담당이 마을 구석구석을 다니며 발품을 판 끝에 이루어진 것이다.
직책상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거라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기자가 직접 수업현장을 둘러보고 준비사항을 기록한 서류뭉치들을 살펴보니, 그간의 준비과정이 결코 만만치 않았을 것이란 짐작이 간다.
“수업이 있는 날엔 꼭 한번 이상 수업내용, 간식, 출결사항 등을 체크하는 전화가 오는데 솔직히 부담스러울 정도”라는 경산대안교육센터의 김재훈 책임교사의 말은 역설적으로 이번 문해교실이 한 공무원의 단순한 업무처리 차원이 아닌, 공익적 마인드와 어르신들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그 중심에 김동원 담당이 있다.
“이 사업은 이것저것 따지면서 하는 게 아닙니다. 그냥 계속 해야 하는 거고, 또 그냥 하면 되는겁니다.”며 앞으로 수정보완해야 할 사항을 종이에 적어가며 열심히 설명하는 그의 모습에서, 적어도 이번 문해교실이 1회성 홍보용으로 끝나지는 않겠구나 하는 확신이 선다.
“위탁기관인 경산대안교육센터의 전문성과 시청의 지속적인 사업의지와 지원이 뒤따른다면 당사업의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 될 것이고, 그 효과는 고스란히 문해교실에 참석하시는 어르신들의 몫일 것”이라는 김 담당은 “파견 강사의 전문화와 그에 소요될 충분한 예산만 제대로 확보가 된다면 범국가적인 사업으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업을 시작한 지 이제 2주차. “수업이 있는 날이면 만사를 뒤로하고 교실로 사용하는 마을회관에 미리 나오셔서 청소를 하고, 군불을 지피는 어르신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처음엔 부끄러워서 못하겠다고 달아나셨던 어르신들 중 상당수가 다시 참여하시겠다는 바람에 예정에 없던 보조교사까지 둬야 할 상황입니다.”는 김 담당의 말 속에서 이번 문해교실이 관내 비문해 어르신들에게 얼마나 호응을 얻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753호 : 2007년 12월 3일 월요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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