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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 사회 사회일반

경산문화가 산책 ‘예술마당’ … 미술 권기준

편집부 기자 입력 2007.12.03 11:38 수정 2007.12.03 11:38

미술운동과 전통

저번 글에서 우리나라의 문화적 영역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현상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용어로 세계화와 포스트모더니즘을 들었다. 그리고 세계화는 우리 작가들에게 범세계적 차원에서 동시적으로 이루어지는 자유로운 교류라는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하지만, 반면에 소위 지배문화라고 하는 서구문화를 중심으로 나머지 주변문화들이 통합, 또는 획일화되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간헐적으로 소개되던 서구미술이 20세기 후반에 들어서자 여러 예술사조들이 한꺼번에 물밀듯이 밀려 들어오기 시작하였으며, 이러한 무분별한 외래 사조의 유입은 마침내 우리 미술에 구조적인 문제점을 발생시킨다. 역사적 배경과 발생 동기가 각기 다른 여러 예술 사조들이 우리미술과 어떠한 역사적 연관성도 없이, 또 그들끼리도 어떠한 상호 맥락도 없는 상태로 우리나라에서 뒤섞여 공존하게 된다. 즉, 존재 이유 없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우리작가들이 양식을, 예술적 수단이 아니라 너희와 우리를 구분 짓는 수단으로, 이어서 한정된 시장에서 지분 확보를 위한 투쟁의 수단으로 삼는 고질적인 병폐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당연히 이에 대한 반발 또는 작가들의 자기 성찰 등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70·80년대 일단의 젊은 작가들이 중심이 되어 자신들, 또는 자기 작품들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다.
서구문화는 과연 보편적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인가?
이러한 의문은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기치아래 중심보다는 주변, 보편성보다는 특수성을 중시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도래와 함께 여러 구체적인 미술운동으로 나타나게 된다.
구미 미술의 맹목적 수용에 대한 우리화가들의 반발은 가장 많은 경우 전통에의 회귀로 나타나는데, 사실 이는 우리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존하기 위한 가장 확실하고도 쉬운 방법처럼 보인다. 실제로 오늘날의 많은 작가들이 전통 속에서 자신들의 예술적 정체성을 찾고 있다. 하지만 보존만이 능사가 아니다. 이것이 전통 속에 안주하려는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세계적인 유행 사조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만큼이나 불행한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이며, 우리가 사는 이 땅은 더 이상 세상으로부터 단절된 조용한 아침의 나라가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전통이란 무엇이며 우리의 예술적 정체성은 과연 무엇인가?
작가, 평론가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과제인 것만은 분명하게 보인다.


●대구사이버대학교 미술치료학과 전임강사


 


<753호 : 2007년 12월 3일 월요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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