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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안포레를 조성한 성기호 이학박사와 식음료를 담당하는 성정욱 건축공학 석사 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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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장의 오랜 이야기를 간직한 계정숲 한 켠에 소박하고 편안한 정원 하나를 품고 싶었습니다.”
군 입대를 앞둔 청년은 어느 날 계정숲에서 아름드리 이팝나무를 마주했다. 온 우주를 담고 있는 듯한 거대한 이팝나무의 수많은 흰꽃을 잊을 수 없었던 청년은 제대 후에 이팝나무사랑회를 결성해 헌수 운동을 펼치고 대마도와 자매결연을 맺 등 계정숲과 이팝나무 보존과 확산에 팔을 걷어부쳤다. 그리고는 마침내 대구한의대에서 ‘이팝나무 종자 추출물 유효성분 활용으로 피부노화 관련 퇴행성 질환의 예방 및 치료 화장료 조성물’로 박사학위를 받고 한방자원연구소를 설립했다.
봄이면 삼풍동에서 자인 계정술까지, 경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이팝나무 가로수는 그렇게 한 청년의 꿈이 만들어낸 거대한 풍경이자 이제는 경산의 주요수목 자산이 됐다.
이팝나무사랑회 회장과 자인농협 조합장, 시의원, 경산시의회 부의장을 역임한 한방자원연구소 성기호(78세, 사진) 원장을 그의 꿈이 이루어진 계정숲 한 켠에 자리한 정원 카페 ‘안포레’에서 만났다.
성기호 원장은 자인면 일언리에서 5남매 맏이로 태어나 계남리에서 자랐났다. “가난한 농사꾼이었지만 교육열이 높았던 아버지는 교복 입은 아이들이 지나가면 불러세워 옷매무시를 바로잡아주는 바람에 동네 아이들도 저도 피해 다녔습니다.”
자인초와 자인중학교를 거쳐 진량농고에 진학한 성 원장은 졸업식장에서 교육감 상을 받은 수재였다. 5급 공무원시험에 합격했지만 고향 농협 설립에 참여해 참사, 실무책임자를 거쳐 40대에 조합장에 당선됐다. “조합원들의 꿈이었던 본소 건물 건립에 얽힌 이야깁니다. 어느 날 입찰에 당선된 업자를 불러서 ‘앞으로 일절 애 안 먹일테니 2000만원 달라’고 했더니 쭈뼛거리며 내놓더라고예. 다음날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이 사장님이 2000만원을 발전기금으로 내놓으셨으니 제대로 건물을 짓도록 도와드리라’고 했더니 모두들 깜짝 놀라더라고예.”
덕분에 튼튼한 건물을 짓고 무투표로 재선에 성공했지만 준공식에서 3선 불출마를 선언해 버렸다. 처음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던 최희욱 전 시장은 이날 3선을 노리던 자기 면전에서 3선 불출마선언을 한 성 원장을 이후로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최 전 시장은 자신도 결국 3선 불출마선언을 해야 했다. “두 번 8년 하면 됐지 3번 10년 이상은 과합니다”
조합장을 그만둔 성 원장은 ‘바람길 전도사’가 되기로 하고 시의원으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지만 또다시 3선 도전에 나서지 않았다. 3선에 성공했더라면 의장은 따논 당상이었지만 멈췄다. “선출직은 주인이 누구인지 먼저 알아야 합니다. 조합의 주인은 농민, 의회의 주인은 시민입니다. 그리고 의장은 시민들의 대표가 아니라 의원들의 대표일 뿐입니다.”
대신 못다 이룬 공부를 하기 위해 2002년 경북대 농업개발대학원에 진학해 석사학위를 받고, 2011년에는 대구한의대 한방자원을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팝나무 추출물로 특허를 받은 성 원장은 2015년 성기호 한방자원연구소를 설립하고 2017년에는 그라비올라 식초제조 연구로 특허를 따냈다.
그리고 일생 일대의 마지막 작업인 정원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시작은 25년 전 대학원에서 만나 인연을 키워온 김용수 교수. 국채보상공원 두류공원 등 대구경북의 내노라하는 최고의 조경학자인 김 교수는 제자인 이제화 박사와 함께 성기호 원장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마스트플랜을 수립해 오늘의 안포레를 완성했다. ‘편안한 숲 安fore’가 이렇게 탄생한 것이다.
“봄이면 사과꽃이 피어나는 안포레는 창밖으로 펼쳐지는 산과 하늘, 멀리 보이는 풍요로운 논과 밭이 어우러진 곳입니다.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이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경상북도 기념물인 계정숲에 안긴 안포레가 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처가 되기를 바라며 계정숲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시민들에게 돌려드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