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이 전국최고 폭염도시로 연일 매스컴을 타고 있다. 대프리카를 넘어 경프리카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자조 섞인 푸념들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그런데 근본적인 폭염대책이나 역발상의 기후 마케팅도 찾아볼 수 없다. 모두가 미래먹거리에만 목을 맨다. 기업도시로 내달리는 경산이 정작 정주민들에게는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데 열중하고 있는 듯하다.
지난 12일 오전 10시 기상청이 발령하는 폭염대응 최고단계인 ‘폭염 중대경보’가 발령됐다. 인근 포항시와 두 곳이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발령된 것이다. 이는 전날일 11일 하양 관측지점에서 전국 최고기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폭염중대경보’는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이어진 지역에서, 일 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일 최고기온 39도 이상이 하루 이상 예상될 때 발령된다. 질병관리청 분석에 따르면 이 기준을 충족할 경우 사망 위험이 평소의 1.16배로 치솟으며,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조차도 야외에 있으면 온열질환이나 사망 등 중대한 피해를 입을 위험이 현저히 높은 ‘재난 상황’을 의미한다고 한다.
경산의 폭염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뜨거웠던 지난 2024년 7월 하순부터 9월 초까지 무려 45일 연속 폭염이 이어지는 등 역대급 가마솥더위를 기록했다. 전통적인 더위도시 대구보다도 평균 1~2도 정도 더운 날씨 때문에 ‘경산하면 무더운 폭염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있어 별로 달갑지만은 않다. 반면 대구는 최근 기상청 발표에서 폭염도시 명단에서 자주 빠지고 있다. 과학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대구는 전국에서 가장 더운 폭염도시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1996년부터 도시 전역에 27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계명대 김해동 교수는 일본 동경이 2015년까지 동경도 환경기본계획에서 도시기온 2도 낮추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나아가 2025년까지 열대야 발생일수를 연간 30일에서 20일로 감소시켜, 동경의 기후를 1980년대 이전 수준으로 복원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국 최고 폭염도시라는 오염을 뒤집어쓴 경산시도 이제는 경산비전 2040 등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대구시와 동경처럼 도시기후를 쾌적하게 만드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도시온도 2도를 낮추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지, 이로 인해 사회적 비용은 또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는지 면밀하게 검토해 시민들이 쾌적한 도시환경 속에서 삶을 영위하도록 도시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행정안전부 2026년도 재난관리평가 4년 연속 우수기관 선정된 경산시는 폭염중대경보에 따라 폭염 대응체계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하고 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사후약방문이 아니라 근본적인 폭염저감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