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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대체에너지 정현수

에너지 안보를 넘어 에너지 자립도시를 꿈꾸며

경산신문 기자 입력 2026.05.12 17:26 수정 2026.05.12 17:26

 
↑↑ 정현수
(사)누구나햇빛발전 대표
대구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
우리의 일상은 전기가 없으면 단 1분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런데 이토록 중요한 에너지를 우리는 어디서, 어떻게 얻고 있을까?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에너지위기를 직면하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와 우리도시의 현실을 고민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무려 94%에 달한다. 우리가 쓰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비싼 돈을 주고 사 오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가 닥쳤던 2022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는 석유와 가스, 석탄을 수입하는 데만 약 200조 원이 넘는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다. 이는 우리나라 1년 국가 예산의 3분의 1에 맞먹는 엄청난 금액이다. 중동에서 갈등이 터져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며 요동칠 때마다, 94%를 해외에 기대고 있는 우리 경제는 그야말로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 같다. 수입 물가가 폭등하며 가스요금과 전기요금이 오르고 우리 가계의 부담이 커지는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스마트팜 같이 혁신기술이 도입되었지만, 근본적으로 전기에 의존한 농사이기에 더욱 위기의 공포를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불안한 수입 화석연료를 대체할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얼마나 될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전체 전력 생산에서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10% 남짓에 불과하다. 독일이나 영국 같은 주요 선진국들이 이미 40~50%를 훌쩍 넘긴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이며, OECD 국가 중에서도 최하위 수준이다. 문제는 화석에너지사용에서 발생한 기후위기 뿐만 아니라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제품을 만들 때 100% 재생에너지만 사용하겠다는 ‘RE100’을 선언하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공장을 돌릴 재생 에너지를 구하지 못하면, 당장 해외에 물건을 팔 수 없는 치명적인 경제 위기가 닥친다는 뜻 이다.

결국 해답은 너무나 명확하다. 94%에 달하는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10%에 불과한 재생에너지 비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진정한 ‘에너지 자립’을 이루어되면 된다. 그리고 이 거대한 목표를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도시에서 달성할 수 있는 핵심 열쇠는 바로 ‘시민주도형 재생에너지’이다.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겠다고 무작정 산을 깎아 대규모 태양광 단지를 만들거나, 숲을 헤치며 거대한 송전탑을 세우려다 보면 심각한 환경 파괴와 주민들과의 갈등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우리 집 지붕, 베란다, 마을 주차장, 농촌의 유휴부지를 활용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예를 들어, 전국 100만 가구의 지붕에 3kW짜리 소형 태양광 패널만 설치하고 공공주차장에 시민햇빛발전소를 설치하면, 대형 원자력 발전소 10개이상 맞먹는 설비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수조 원이 드는 거대한 발전소 건설 없이도, 시민들과 공공에서 공간을 조금씩 내어주는 것만으로 막대한 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것이다.

시민이 주도하는 에너지 전환은 우리 마을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에너지 협동조합’을 만들고 동네에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면, 여기서 생산된 전기를 팔아 매달 괜찮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거대한 발전소나 대기업이 독점하던 전기 판매 수익이 시민들의 통장으로, 우리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 기금, 청년들의 창업기금으로 돌아올 수 있다.
 
매년 외국으로 빠져나가던 200조 원의 에너지 수입 대금을 우리마을에 공평하게 쏟아지는 햇빛과 바람으로 막아내고, 그로 인해 발생한 이익을 시민들이 골고루 나누어 가지는 사회. 이것이 바로 시민주도형 재생에너지가 만드는 진정한 의미의 ‘에너지 자립’이자 흔들리지 않는 ‘국가 안보’다. 이제는 시민이 에너지 생산의 주체로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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