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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국적은 필요 없어요. 전 한국 국적, ‘경산 임씨’예요”

경산신문 기자 입력 2025.05.28 10:09 수정 2025.05.28 12:10

필리핀에서 온 임소영 씨 (마리아 파즈)
(재)한빛문화유산연구원·경산시가족센터·경산이주노동자센터·온나무·경산신문 공동기획 (21)

↑↑ 필리핀에서 온 임소영 씨.

임소영 씨는 필리핀 마닐라 소재 백화점에서 일하던 중 손님으로 온 남편에게 한눈에 반했고 필리핀에서 결혼 후 2012년 한국으로 왔다. 한국에서 결혼 후 2년 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았고 외부에 일을 하러 나가지 못하면서 무기력하면서도 무료한 시간을 보냈다. 2014년 원하던 첫째 아들을 낳았고, 곧 이어 2016년 둘째 딸도 낳으면서 원하던 가족이 완성되었다. 아이들이 생긴 후 한국에 대한 애정 그리고 한국어에 대한 필요성으로 한국국적을 취득했다. 이후 다문화센터에서 이중 언어 강사 활동을 하였고 지금은 SNS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꽤 오랫동안 필리핀 지인에게 한국 물품을 보내주었던 기술이 빛을 발한 것이다. 그녀는 계속 나아가는 중이다. 현재 그녀의 꿈은 아이들에게 좀 더 멋진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그녀는 지금도 한국에서 그 꿈을 위해 뛴다.

어느 나라에서 오셨으며, 한국에 어떻게 오시게 되었나요?
필리핀 마닐라에서 왔어요. 필리핀에서 A.M.A 대학교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전공했지만 중간에 그만두었습니다. 사실은 간호사가 하고 싶었지만 못해서 어쩔 수 없이 프로그래밍 전공으로 대학을 갔어요. (필리핀에서는) 대학교에 가야만 회사에 좋은 조건(레벨)로 취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대학 졸업 후 회사에서 일을 했는데, 같이 일하는 사람을 통해 나쁜 평가를 받았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필리핀 백화점에 판매원으로 일을 했습니다.

남편은 어떻게 만나셨어요?
백화점에서 일할 때 손님으로 남편을 만났어요. 남편을 봤을 때 신기한게 남편한테서 빛이 났어요. 운명 같았어요. 그때 남편은 필리핀에 관광으로 왔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 있었어요. 그 후에는 페이스북 메신저 연결해서 통화도 한 다음에 필리핀에 와서 결혼했어요. 한국에서 같이 살자고 해서 필리핀에서 간단하게 결혼하고 서류 보내고 결혼비자로 한국에 들어왔어요. 지금은 국에 온 지 13년차에요.

짧은 만남 뒤 결혼하셨는데 반대는 없었나요?
시아버지가 반대했어요. 자기 아들과 필리핀 여자 하고 결혼해서 무슨 성격이 나올지 몰랐고 또 제 성격이 착한지 안착하지 나쁜 여자인지 생김새만 보고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그렇지만 남편이 자신의 결혼이고 자신이 사랑하기 때문에 시아버지가 반대해도 저를 데리고 갔어요. 그래도 시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는 저한테 마음을 주셔서, 자동차도 선물해주셨어요.

필리핀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하셨어요?
저희 가족은 제가 결혼하는 걸 몰랐어요. 제가 결혼하는 것을 비밀로 했어요. 엄마도 모르고 오빠 3명도, 남동생도 몰랐어요. 필리핀에서 18살부터 혼자 독립하여 살고 일하면서 대학교도 갔어요. 저 혼자 생활하면서 결혼하는 것도 혼자 했어요. 결혼 당시 부모님의 확인이 필요했는데, 이것을 부탁할 수 없어 회사 사장님께 부탁했어요.
결혼 후 오빠들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까 하고 엄청 걱정하고 무서웠어요. 그때 남편이 옆에서 ‘괜찮아 할 수도 있어’라고 말해줬고 함께 필리핀 집을 찾아갔어요. 그날 오빠들이 처음으로 저에게 화냈어요. 아빠가 있었다면(돌아가셨지만) 더 강하게 화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필리핀은 이혼 없고 다시 결혼하는 게 힘들어요. 그래서 오빠들이 화는 났지만 결혼을 다시 할 수는 없으니까 알아서 하라고 했어요.

한국에 적응하는 데 누가 도움을 많이 주었나요?
다문화센터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제가 한국말 몰라서 저희 집으로 선생님이 직접 와서 가르쳐줬어요. 그 다음에 여러 가지 요리, 육아프로그램의 도움도 받았어요. 특히 육아프로그램이 가장 도움이 되었어요. 아이들 수학, 영어 프로그램도 있고 아이들 학교생활 어떻게 하는지 미리 설명해주는 프로그램, 1학년 되기 전에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그리고 만약 남편과 싸운다며 어디에 전화하고, 어떤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도 가르쳐줬어요.

마리아 씨에게 가족은 어떤 존재인가요?
원래는 한국사는 것이 너무 싫었어요. 결혼 후 2년 동안 아이가 없었고, 또 남편은 아이를 원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2012년 첫째 아이가 생긴 거죠. 그리고 2년 뒤 둘째 딸이 생겼습니다. 필리핀에 있을 때 저는 한국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한국어도 몰랐고, 한국문화도 몰랐죠. 그래서 남편은 밖으로 일하러 가지 못하게 했어요. 아이도 없고, 밖에 나가지도 못하니 넘 힘들었던 거죠. 무료하고 무기력한 시간을 보냈죠. 그래서 필리핀에 가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아이가 생기고, 가족이 생겼어요. 왜 열심히 생활해야 하는지 이유가 생긴 거죠. 그래서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한국 국적을 땄습니다.

가족들 사이 문화적 차이를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저는 다행스럽게 음식도 그렇고 많은 것을 느끼지는 못해요. 남편이 잘 맞춰주는 편이거든요. 그래도 몇 부분에 있어서는 문화적 차이를 느끼기도 하고, 남편에게 서운한 것도 있어요. 예를 들면, 저에게 제일 어려운 것은 가정통신문이에요. 저는 (학교에서) 가정통신문이 오면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남편 도움도 필요하고, 잘 보관해 두는 편이에요. 그런데 하루는 남편이 가정통신문을 혼자서 읽고 저한테 설명도 없이 버렸어요. 저는 그것이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사소한 내용이라도) 제가 알아야 해요. 그래야 아이들에게 대답을 해 주죠. 그런데 그걸 버린 거예요. 전 그게 정말 이해가 안되고 화가 났어요.

 
엄마가 외국인이라는 것에 대해서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큰아이는 4학년, 둘째는 2학년이예요. 정말 둘이 달라요. 큰아이는 아들인데 저를 닮은 것 같고, 둘째는 딸인데 아빠를 닮은 것 같아요. 아이들은 저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아요. 오히려 뿌듯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만약 놀린다면 ‘우리 엄마는 영어도 잘 할 수 있어’라고 이야기한데요. 아이들과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엄마는 필리핀 사람이지만 선생님도 될 수 있고, 다른 무엇도 될 수 있다고. 그리고 살면서 한국 사람도 필리핀 사람도 만날 수 있다고. 그래서 이런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고 가르쳐줘요.

국적 취득 후 한국이름은 어떻게 지었나요?
2019년인가 2020년인가에 국적을 취득했어요. 시험이 너무 어려웠어요. 특히 한국사가 제일 어려웠어요. 한국 이름은 남편과 함께 만들었어요. 필리핀에서 제 이름은 ‘인 시그니(IN SIGNE)’인데 한국에서는 줄여서 ‘인사언’이라고 부를 때가 있어요. ‘인사언’과 비슷한 한국 발음을 찾으니 ‘인→임’으로 바꾸고, ‘사언→소영’으로 했어요. ‘임’은 ‘경산 임씨’라고 했어요. 그리고 필리핀 국적은 포기했어요. 저는 열심히 공부했고, 한국에서 생활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중국적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완전한 한국인으로 생활하고 싶어서 한국국적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계속 경산에서 생활하셨는지?
신혼집도 경산이었어요. 남편이 암으로 좀 아팠기 때문에 조용한 곳에서 살기를 원했어요. 그래서 직장은 대구지만 경산으로 집을 구했어요. 이사 없이 계속 살고 있어요. 경산은 물가도 싸고, 사람들도 많지 않아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들 학교 생각하면 대구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지금은 어떤 일을 하시나요?

SNS를 이용해 필리핀 사람들에게 한국 물건을 판매하고 있어요. 옷은 경산시장, 서문시장과 진량, 하양의 작은 가게에서 괜찮은 걸 사들여요. 한국 물건이 인기가 너무 좋아요. 디자인이 예쁘고 고급스러워 보여요.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는 지인들이 한국 물건 보내달라고 하면 보내주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이게 장사가 좀 될 수 있겠다 싶어서 계속하고 있어요.

앞으로 한국에서 뭔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한국말 더 잘하게 되면 다문화센터가 되든 사무실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 게 제 꿈이에요. 아이들이 저를 보고 ‘아 엄마 멋있어’ 이런 생각도 하고 남편도 ‘어 내 와이프 예쁘다, 멋있다’ 이런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지금보다 좀 더 멋진 모습으로 보여주고 싶어요.

앞으로 비슷한 상황으로 한국에 오는 필리핀 여성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먼저 일하지 말고 공부해야 돼요. 공부 안하면 계속 집에만 있을 수밖에 없어요. 일단 언어 공부해야 해요. 그리고 힘들어도 계속 필리핀 사람 만나지 말고 다른 나라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아요. 저도 전에는 한국말 몰라서 간단한 대화도 이해하지 못했어요. 예를 들어, 하루는 아이가 아파 병원에 갔는데 간호사가 ‘어떻게 오셨어요’라고 했어요. 그러면 ‘애기들이 아파서 왔어요’라고 답하는데, 그때 저는 한국어를 이해 못해 ‘버스 타고 왔어요’라고 답했어요. 지금은 웃지만 그때는 스스로가 부끄러웠어요. 이러지 않기 위해서 국적도 따고 공부도 하면 더 나을 거 같아요. 이렇게만 하면 도움이 많이 될 거 같아요.

조승아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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