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 주일의 경산사람

일상이 소중한 ‘젊줌마’ 전경미 씨

최승호 기자 입력 2025.05.28 09:35 수정 2025.05.28 09:35

 
↑↑ 전경미 씨.
지난 연말, 칼바람이 두터운 외투를 헤집고 들어와 뼛속까지 한기를 전하는 날이었다. 문득 TV를 보는데 탄핵 집회 인터뷰이가 ‘경산 000’이었다. 경산사람이 대구에 나갔네. ‘하기사 경산에서 탄핵집회가 열릴 리가 없지’ 생각하고 채널을 돌렸다. 오늘 우연히 그 연말의 인터뷰이를 만나 즉석에서 ‘이주일의 경산사람’ 인터뷰를 요청했다. ‘인터뷰에는 익숙하지’ 이런 표정으로 흔쾌히 시간을 내주었다. 백천동에 사는 젊은 학부모 전경미(43세, 사진)씨를 이주일의 경산사람으로 만났다.

전 씨는 대구에서 살다가 8년 전 ‘잣나무와 샘이 있는 마을’이라는 백천동으로 이사와 살고 있다. 올해 초등 3학년인 아들을 키우고 있는 전 씨에게는 백천동이 최적의 주거지다.
“조용하고 교통도 번잡하지 않아서 행복합니다. 산자락이라 그런지 새소리, 부엉이 소리를 들으며 잠들고 깨는 나날이 너무 좋습니다. 아직 아들이 어려서 백자산 정상까지는 가보지 못했지만, 최근에 개장한 치유의 숲에 가서 밤 도토리도 줍고, 맨발걷기도 자주합니다. 특히 예약을 하고 가면 신체측정기구도 이용할 수 있어 대만족입니다”

이런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는 전씨에게도 지난 연말 비상계엄은 악몽 그 자체였다고 한다.

“평소 TV를 잘 안 보는 편인데 그날은 우연히 켜놓고 잠자기 전 정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속보가 뜨는데 ‘21세기 현시점에서 저게 가능한가 오보겠지’ 생각하고 자리를 정리하고 앉았는데 실제상황이더라고예. 차라리 오보였으면 바랬는데 실제상황이더라고예. 비현실적이라 꿈에도 생각하지 않은 상황이 닥치니 갑자기 소름이 돋았습니다. 현시점에서도 이게 가능하구나 하고예. 현재 내 삶이 100% 만족스럽지 않지만 비상계엄을 할 정도로, 군인에게 일상을 맡길 정도로 상황이 어려운 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이후 전 씨는 평소 만나는 학부모들과 가끔씩 마주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시국을 걱정했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결정되기 전까지 하루도 편하게 보내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외국에서도 상당히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는데 단 몇 시간의 비상계엄 선포로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가 곤두박질치는 걸 매일 확인하면서 화도 났다.
 
주변 사람들이 경상도라 걱정했는데 ‘계엄이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상계엄이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 아이들은 글로벌시대를 살아가야 하잖아예. 국내정치도 안정되어야 하지만 국제적으로 우리나라 정치가 후진국 수준으로 전락하면 우리 아이들이 해외로 나아갈 수 없잖아요, 누가 우리를 인정해 주겠어예. 헌재에서 탄핵이 확정되는 순간 온가족이 박수를 쳤습니다. 민주주의가 흐릿하게 다시 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합천에서 태어난 전 씨는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유치원 교사, 기간제교사를 하다가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 가끔 대구에 나가 임대매장을 관리하는 것 외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 교육에 투지하고 있다.
 
“요즘 젊은 엄마들을 ‘젊줌마’라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일상의 행복을 되찾을 수 있도록 투표장으로 많이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아무리 바쁘시더라도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우리의 일상을 위해 투표하셨으면 합니다”


저작권자 경산i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