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처리도 못하는 곳이 무슨 공단입니까? 농촌지역을 살리겠다고 정부가 나서서 조성한 공단 건폐률이 고작 20%로 제한돼 있는데다 공장가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마저 처리할 수 없다면 누가 정부를 믿고 사업을 하며, 누가 공장을 승계해 사업을 이어갈려고 하겠는가?
환경수도를 자처하는 창원시는 창원공단내 입주기업들의 공장 건폐률을 현행 70%에서 80%로 10% 상향 조정했다. 창원시는 공단내 입주기업들의 용지 부족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의회의 승인을 받아 도시계획조례를 개정, 시행에 들어갔다.
이밖에도 창원시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재래시장 및 상점가 활성을 위한 특별법에 의해 승인고시된 시장정비구역(일반주거지역, 준주거지역)의 건폐율 또한 60%에서 70%로, 용적율을 500% 이하로 고쳤고, 자연녹지에 대해서는 대형할인점 시설설치를 제한했다. 또한 읍면지역의 일반상업지역에 있어 차등 적용되던 용적률도 읍면구분 없이 동일하게 적용(400%)했다.
그런데 경산시 남산면 상대리 소재 상대공단은 농업보호구역으로 묶여 건폐률이 고작 20%에 불과하다. 30년 전 계획관리지역에 준해 건폐률을 40%로 적용해 합법적으로 건축된 공단으로 조성됐지만 농업보호구역으로 그대로 남아 도리어 20% 초과건물이 모두 불법건축물이 되어 버렸다. 이 때문에 새로운 시설을 하려면 기존 건물을 뜯어야 허가가 되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상대공단 입구에 자리잡은 로프공장은 당시 건축법대로 건폐률 40%를 적용받아 지금까지 기업을 영위해 오고 있다. 그런데 4년 전 전 근무자의 민원이 제기돼 현장을 실사한 경산시가 폐수가 환경기준치에 크게 미달한다며 인근 백양지 저수지에만 유입이 되지 않도록 관로를 마을 입구 상대천 우오수관으로 인입하도록 조치했다. 그런데 지난달 같은 민원이 다시 들어오자 이번에는 공장을 방문해 9월 20일까지 적정처리하지 않으면 공장가동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대신 환경부서는 로프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재사용하는 조건으로 시설설치를 허가해주겠다고 했지만 건축부서는 기존 불법건축물을 뜯지 않으면 허가해줄 수 없다고 밝혀 경영주가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4년 전에 매설된 우오수분류관에 인입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경산시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법률이 지난해 3월 제정돼 올 4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 법은 농촌의 난개발과 지역소멸 위기 등에 대응하여 농촌공간의 재구조화와 재생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삶터·일터·쉼터로서의 농촌다움을 회복하고 국토의 균형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제정목적에서 밝히고 있다.
또 농림부는 농업진흥지역내 3헥타르 미만의 소규모 공장을 대상으로 진흥지역 해제를 위해 지난 23일까지 전국적으로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런 상대공단의 딱한 사정을 들은 시장이 농지부서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라고 지시했지만 결국은 이번에도 해제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도시계획이 선행되면 진흥지역을 해제할 수 있다, 진흥지역을 해제하면 도시계획에 반영할 수 있다’는 핑퐁식 전가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며칠 앞으로 다가온 추석까지 로프공장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남아 있을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