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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보수정당 공천이 곧 당선, 공식 깨질까

경산신문 기자 입력 2024.02.01 14:18 수정 2024.02.01 14:18

지금까지 경산지역 국회의원 선거의 특징은 본선보다 뜨거운 예선으로 요약할 수 있다.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경산지역에서 보수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이었다. 보수정당의 공천자가 본선인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것은 80년 이후로 좁혀보더라도 1981년 11대 민주정의당 소속의 염길정 국회의원 당선 이후 무려 43년간 이어져 왔다.

보수정당 공천을 통과해서 후보가 되면 정작 국회의원 선거는 싱겁게 끝났다. 오죽하면 부지갱이를 공천해도 당선된다는 말이 나왔을까.

그러나 2개월 여 앞둔 22대 국회의원선거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보수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에 균열이 일고 있는 것이다. 보수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도 본선에서 진보당이나 무소속 후보를 이긴다는 보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경산은 전통적으로 야권성향이 강한 도시였다. 해방 후 최초의 선거에서도 무소속후보가 당선됐다. 1946년 9월 경북도 민선 입법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경산은 대구 달성 고령과 제1구에 속했는데 무소속 윤홍렬이 당선됐다. 48년 5월 10일 실시된 제헌의원 선거에서도 무소속의 박해정 후보가 당선됐다. 전쟁 직전인 50년 5월 30일 치러진 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로 무소속의 방만수 후보가 당선됐다.

2대 대통령 선거 전국 투표율이 88%였으나 경산은 무려 92%나 됐다. 이 선거에서 무소속 조봉암 후보가 비록 낙선했지만 경산에서는 8885표를 얻어 7608표를 얻은 이승만 후보를 눌렀다.

야도의 절정은 3대 대통령선거였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구호 속에 투표율 92.3%를 기록한 선거에서 경산은 조봉암 후보에게 3만 4212표를 던져 1만 1614표를 얻은 이승만 후보보다 3배나 많은 몰표를 던졌다.

4대 국회의원선거에서도 민주당의 박해정 후보가 당선되는 등 야성이 강했던 경산은 이후 보수여당의 텃밭으로 돌아섰다.

40여 년간 진보정당 및 무소속에 국회의원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경산지역이 이번 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친박좌장’으로 불린 4선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집권여당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며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예비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안기부 툭활비를 뇌물로 본 법원의 판결이 이미 사면됐기 때문에 정치탄압에 의한 명예회복이 필요하고, 그동안 활기를 잃은 경산에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역설이 유권자들에게 먹히고 있다. 이미 몇 차례 여론조사에서도 현역의원을 표본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앞서고 있다는 결과를 받은 바 있다.

22대 총선은 여러 가지로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윤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이기도 하지만 지역에서도 보수정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이번에도 유효할지 여부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유권자인 경산시민들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당연이 관록의 무소속이냐 집권여당 후보이냐겠지만 도당위원장을 낸 진보당, 청년여성전략공천지역으로 신청한 더불어민주당,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3선시의원을 보유한 정의당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보수정당과 진보정당의 정책 가운데 경산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공약들이 있기 때문이다.

새는 좌우로 난다.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가 진짜 건강한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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