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통하여 농업생산력의 증진과 농민의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기하기 위하여 설립된 특수법인체” 농협의 사전적 의미를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
지난 1961년 8월 「농업협동조합법」에 의거해 발족한 협동조합의 일종인 농업협동조합은 농업경영자인 농민들의 일정한 경제활동을 공동으로 영위하여 농업경영을 발전시키고 농민들의 지위향상을 도모하는 경제단체로서, 현재 우리나라의 협동조합 가운데 가장 큰 조직기반과 사업규모를 가지고 있다.
2018년 기준 조합원 수는 223만 854명이다. 회원조합은 1127개로 지역농협 932개, 지역축협 116개, 품목농협 45, 품목축협 23, 인삼협 11개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농민이 주인이라는 농협은 사실상 주식회사의 오너처럼 군림하는 조합장의 전횡 등으로 얼룩져 왔다. 2022년 상반기에만 지역농협에서 물품구매대금 계산서 허위작성, 내부 전산시스템 조작, 농협하나로마트 정산업무 과정에서 빼돌리기 등 10건의 횡령 사건이 적발되어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다.
“이러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되는 원인은 국민적 온정주의와 폐쇄적인 조직구조,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조합장, 규모 대비 매우 느슨한 외부 회계감사 등으로 농협은 부패를 방치·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소비자주권단체의 진단이다.
경산에서도 오는 3월 8일, 관내 10개 조합장을 선출하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막이 올랐다. 지난 17일 오후 경산시선거관리위원회 강당에서 열린 후보등록안내 설명회에는 10개 조합의 입후보예정자 20여 명이 참가했다. 10개 조합 가운데 2개 조합은 현 조합장의 무투표당선이 점쳐지고 있고, 2개 조합은 현직 조합장의 불출마로 대리전이 예상되고 있다. 나머지는 현역 조합장에 2~3명씩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진보당 경북도당은 “쌀값 폭락과 영농자재비 폭등에 이어 대출금리 인상까지 3중고를 겪으면서 농가부채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대부분의 농가가 감당할 수 없는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도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NH농협은행은 예대마진 등으로 지난해 2조 4856억 원에 달하는 역대 최고 수익을 기록했고,
농민들의 피눈물로 벌어들인 이익을 금융지주 회장은 기본보수(3억 2900만 원)보다 많은 성과급(3억 9500만 원), NH농협은행 대표는 기본보수(1억 4000만 원)보다 많은 성과급(2억 2400만 원)을 받는 등 돈잔치를 벌였다”며 “△대출금리 인하 및 농업정책자금 거치기간 및 대출 만기 연장 △영농자재 계통구매 수수료 수익을 전액 환원 및 정률 수수료 인하 △농가긴급안정자금 및 농업경영회생자금 확충 △쌀값 폭락에 따른 지역농협 손실을 보전 및 신곡 가격 보장 등 5대 요구사항을 발표한 바 있다.
이제는 농민과 소비자단체의 농협개혁 요구에 조합원들이 대답해야 한다. 농협이 진정한 농민의 대변인으로 거듭나느냐 아니면 일부 조합장들의 놀이터로 전락하느냐는 오는 3월 8일 10개 조합의 조합원 손에 달렸다.
조합원은 염두에 두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편을 가르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대의원회와 이사진을 꾸려 자신만의 왕국을 이어가려는 시도를 조합원 손으로 끝내야 한다.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통해 농업소득 증대와 농민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한다는 농협 본래의 모습을 되찾기를 간절하게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