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에 있는 자동차부품회사에 다니면서 투잡으로 대리기사를 시작했습니다. 한 달 정도 해보니 어떻게 회사를 운영하면 되겠다는 감이 왔습니다”
중소도시치고는 대리운전이 많은 편에 속하는 경산에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주)카인드라이브 이상철(43세, 사진) 대표를 이 주일의 경산사람으로 만났다.
울진읍내에서 2남1녀 맏이로 태어난 이 대표는 고향에서 초중고를 마친 후 홀로 대구로 왔다. 만주 벌판에서 일제에 항거해 독립운동을 하신 할아버지로 인해 집안이 어려웠던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파편 후유증으로 돌아가셨지만 끝내 서훈을 받지 못하자 이 대표가 20대일 때 일찍 세상을 등졌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선수로 운동에 입문했던 이 대표는 이후 태권도로 전향해 국가대표 추천까지 받았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 태권도로 대학에 진학했지만 중도에 포기하고 사범으로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대구 생활을 접고 경산으로 이사온 이 대표는 영천에 있는 자동차부품회사까지 출퇴근하며 생산부 실적1위에 오르는 등 성실함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직장생활로 만족하지 못했던 이 대표는 저녁에는 대리운전기사로 투잡을 시작했다.
대리기사 한 달 만에 자신이 다니던 대리회사를 인수한 이 대표는 서서히 대리운전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입사 당시 7명이던 기사를 10명으로 늘리며 자신감을 얻은 이 대표는 회사를 주식회사로 전환하고 콜센터를 설치했다.
“경산지역에는 20여 개의 대리업체가 있지만 다들 영세해서 콜센터를 운영하는 업체가 없습니다. 상황실에서 대리요청이 들어오면 커버기사 2-3명이 태블릿피시를 통해 정보를 전달받고 최단시간에 대리기사를 연결하는 시스템입니다. 태블릿피시로 정보를 전달하는 업체는 대구에서도 아직 없습니다. 경산지역 고객들의 경우 20분 이상 기다리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콜을 받으면 무조건 10분 이내로 연결해 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회사를 설립하자마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이 대표는 요식업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키우며 성장했다. 이 대표가 관리하는 업소는 600여 개. 콜이 없어도 평소에 업체들을 돌며 관리하는 것이 살아남은 비결이다.
경산지역에는 성수기 때 하룻저녁에 1200콜 정도가 쏟아진다. 요즘은 하루 600-700콜이 고작이다. 업계 1위인 이 대표는 200콜 정도로 전체 콜의 30% 정도를 소화했지만 요즘은 120~150콜 정도밖에 처리하지 못한다.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미련도 후회도 없이 열심히 살자’가 좌우명인 이 대표는 지역사회에도 관심이 많다. 남부동 방범대원, 상가발전협의회 회원, 서부2동청년회 활동을 하면서도 커피자판기 수익을 전액 지역아동센터에 기탁하고 있다. 2020년 20만 원으로 시작해 지난해와 올해는 30만 원씩 기탁했다. 대신 커피자판기 재료는 이 대표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기사들이 이 사실을 알고부터는 일부러 커피를 안 마시면서도 100원짜리 동전을 자판기에 넣기도 합니다” 지역아동센터 말고도 유니세프와 세계교육문화원에도 매달 조금씩 성금을 내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인지 몰라도 음주문화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3년 전만 해도 아침까지 콜이 들어왔는데 요즘은 4~5시면 콜이 끊깁니다. 그래서 퀵업체를 운영하는 동생과 의기투합해 대리와 퀵을 결합한 새로운 업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일 마치고 돼지골목에서 국밥 한 그릇 말아먹고 귀가해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