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검정고시 수기]
경산우리학교 하늘반 한순복
2019년 12월 1일, 경산우리학교 오전반에서 먼저 공부하던 동생의 소개로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경산우리학교에 입학을 했습니다. 낮에는 근무를 하기 때문에 오후반으로 등록했고, 초등학교 졸업장부터 따야 했던 저는 새날반에서 기초부터 다져나가기로 했습니다.
초등과정 공부를 할 때에는 수학, 특히 분수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다행히 다른 과목은 그런대로 할 수 있었습니다. 1월에 방학을 한 달 하고, 2월에 개학해서 열심히 학교에 나와서 수업을 들으며 공부를 했습니다. 공부에 재미를 붙여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열심히 공부를 했고, 아들은 “엄마 집중력이 좋다”면서 칭찬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학교에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코로나19가 터지고 확진자가 여기 저기서 나오면서 직장과 학교는 긴장 상태가 되었습니다. 학교 수업도 쉬었다가 다시 하기를 반복하며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학교에서 코로나19에 대해서 시를 쓰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해보질 않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서 ‘낙화’라는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상을 타게 되었습니다. 처음 받아보는 상이 신기하기도 하고, 뒤늦게 공부를 시작해 상을 탄 것이 기쁘고 설레기도 했습니다. 시상식에서 상을 받던 그 순간은 지금도 꿈만 같습니다.
2020년 4월에 드디어 첫 검정고시를 치게 되었습니다. 시험을 치는 날 처음 치는 시험에 두근거리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안고 시험장에 갔던 기억이 납니다. 초졸 검정고시는 360점이 합격인데 저는 420점으로 합격했고, 열심히 공부한 결과라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2020년 졸업식에서 합격증과 졸업장을 받는 날, 어린 시절 받아야 할 졸업장을 나이 50이 넘어서 받았다는 사실이 너무 속상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습니다. 직장 이력서를 낼 때 자신감 없었던 모습, 대인관계에서도 자신감이 없어 말을 못하고 속으로 부모님의 어려운 환경만 탓하며 살았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특히 자녀들을 교육할 때 공부에 도움을 주지 못해 늘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던 생각도 났습니다. 그래도 졸업장을 받았다는 감격스러운 마음과 함께 중학, 고등과정까지 열심히 공부해보리라 다짐을 했습니다.
초졸 검정고시 합격 후 다음 과정인 중학과정은 초등과정보다 좀 더 어려워서인지 첫 시험에서 안타깝게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공부해 2021년 4월 중졸 검정고시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초졸 검정고시를 칠 때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서인지 중졸 검정고시도 430점으로 통과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칭찬도 받았습니다.
고졸 검정고시에도 바로 도전하고 싶어 그해 7월부터 고등과정 수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고등과정 수업을 들을 때는 처음 듣는 말들과 부쩍 어려워진 수업내용에 당황스럽기도 했고, 초등과정부터 어려웠던 수학은 여전히 제일 어려운 과목이었습니다. 초졸, 중졸과 달리 고졸은 한국사 한 과목이 늘어나 7과목 시험을 쳐야 하는 것도 큰 부담이었습니다.
고졸 검정고시 시험에 한 번에 합격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 7과목을 반으로 나누어 첫 시험에는 사회, 도덕, 국사에만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2021년 8월 첫 고졸 검정고시에서는 집중적으로 공부했던 3과목을 통과했습니다. 다음 해인 2022년 4월 검정고시 때는 나머지 4과목을 공부하여 고졸 검정고시도 470점으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2019년 겨울에 처음 경산우리학교에 입학해 3년간 열심히 공부하여 초중고 검정고시 합격증까지 받았다는 사실이 참 기쁘기도 하고 감격스럽기도 합니다. 3년간 경산우리학교에서의 공부를 마치고, 저는 드디어 대학생이 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2022년 10월 8일 수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원서를 넣던 그날, 저는 대학생이 된 제 모습을 마음속에 그려보았습니다.
이제 저는 늘 자신감 있고 기죽지 않는 당당한 모습으로 주변에 선한 영향을 주며 살아갈 것입니다. 그동안 제 학교생활은 제가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준 가족들과 선생님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그 응원을 잊지 않고 앞으로 남은 인생 역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