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사업이 막바지에 이른 서상길 청년문화마을을 만화동네 만화골목으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지난 2018년 경산에 입주를 시작해 올해로 5년차를 맞이한 한국만화인협동조합이 마침내 숙원이던 인증사회적기업이 됐다.
조합원들이 안정적으로 창작활동을 하려면 4대보험 지원이 필수적인데 이번에 인증사회적기업이 됨으로써 4대보험료의 절반을 국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게 돼 조합원들의 사기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경산 입주와 인증사회적기업의 꿈을 이룬 조재호(54세, 사진) 한국만화인협동조합 이사장을 이 주일의 경산사람으로 만났다.
조 이사장은 서울 중구에서 3형제의 막내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냈다. 만화에 푹 빠져있던 조 이사장은 남들이 대입 준비에 매달릴 고3 때 돌연 학업을 접고 ‘영심이’로 유명한 배금택 만화가의 문하생이 됐다. 배금택 만화가는 바로 ‘독고탁’으로 유명한 이상무의 제자이니 이상무-배금택-조재호로 이어지는 만화가 계보가 완성되는 것이다.
19살 문화생으로 만화계에 입문한 조 이사장은 25살 때 대원문화사가 주최한 제3회 신인만화상 공모전에서 ‘챔프’로 수상하며 데뷔했다. 이후 단편 ‘내 사랑 알투’를 발표했고, 서울문화사와 손잡고 ‘다이어트 고고’ 150만부, ‘폭주기관차’ 100만 부를 판매하며 인기 만화가 반열에 우뚝 섰다.
조 이사장은 지난해부터 ‘국선변호사’ 연재를 시작, 총 100회 가운데 현재 93화를 마친 현재, 드라마 계약이 성사됐다.
‘왜 만화 불모지인 경산에 왔는가’라는 물음에 조 이사장은 ‘인증사회적기업이 되려고 왔다. 경산시청 민 모 팀장이 도와줄 수 있다고 해서 왔는데 4년 만에 결실을 맺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제가 35살 때 3년 정도 칠레에 체류한 적이 있는데 칠레를 비롯해 아르헨티나, 부라질 등 남미는 물론이고 프랑스 미국, 독일도 만화가들이 유니언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고, 일본은 4대보험 걱정 없이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저희들도 만화인협동조합을 만들었죠”
입주 당시 50여 명이던 조합원은 현재 코로나19 장기화 여파 등으로 절반 이상 줄었지만 현재 남은 조합원 90% 이상이 경산여고, 경산제일고, 영남대, 대구대 졸업생 등 경산사람이 주축이라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고 볼 수 있다.
“예전에는 만화가를 바퀴벌레에 비유한 적이 있습니다, 낮에는 안 나오고, 주변에 뭉쳐 살고, 그리고 오래 못 산다고 했는데 이제는 마을에서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만의 리그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경산시를 재미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만화인협동조합은 올해 경산시노인회와 손잡고 ‘시니어 전성시대’를 완성했다. 지역사회와 만화인이 만든 첫 작품이다.
경북도와 손잡고 청년 웹툰작가들의 꿈을 응원하는 「제1회 행복경북 청년웹툰 공모전」도 진행했다.
“큰 도시에서 더 많은 예산으로 유혹했지만 우리는 우리 조합원들과 경산지역에서 계속 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청년문화마을인 서상길을 만화골목 만화동네로 만들어 젊은이들이 찾아오는 마을로 키워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