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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연구자료공유 기획연재 (21)] 경산 양지리 1호 나무널무덤 못 다한 이야기 2편

경산신문 기자 입력 2022.10.20 14:13 수정 2022.11.03 15:28


 
(재)한빛문화재연구원-경산신문 MOU            지역연구자료공유 기획연재 (21) 


한 세기에 몇 번 나올까 말까하는 유적이라 언론사의 취재 열기도 엄청났다. 2017년 11월 23일 문화재청의 언론 보도를 위해 고해상도 사진 촬영을 진행했던 날이었다. Y뉴스 소속 기자가 늦은 시간 현장을 방문했고 몇 마디 말을 주고받은 후, 밤늦은 시간에 단독 보도를 내겠다고 연락이 왔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큰 소리를 내며 항의도 해 보았지만, 기자로서 자신의 일이니 이해해 달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우려했던 대로 결국 양지리 유적의 목관묘 관련 기사는 한 언론사의 특종으로 다루어졌다. 다행스럽게도 예정된 문화재청 언론 보도는 그대로 진행되었지만, 사정을 모르는 다른 언론사들의 항의는 감당이 어려울 정도로 심각했다. 

심지어는 같은 해 6월에 언론 보도가 있었던 경산 임당 1호분의 발굴조사 성과와 내용이 뒤섞이게 되었고, 이를 퍼나르기하는 기사가 자꾸만 만들어지게 되었다. 기사 말미에는 내용을 조사단에서 제공한 것처럼 표기해 두었기에 부끄러움은 오롯이 나의 몫이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별일이 아니었다고 생각이 들지만, 당시의 나는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양지리 유적의 발굴조사에서는 현장공개도 여러 차례 이루어졌다. 2017년 11월 7일에는 조사지역 인근에 소재하는 초등학교의 학생들을 초대하여 발굴현장을 체험하게 하였다. 2017년 11월 23일로 현장 공개 일정이 알려진 뒤에는 전국에서 수많은 연구자들이 현장을 방문하였다. 그 이후에도 현장을 보러 오겠다는 방문 요청으로 유물 수습 일정을 늦출 수 박에 없었다. 이 현장은 전공자들 외에도 지역 주민과 뉴스를 듣고 현장을 보러 온 일반인들도 무척 많았다. 

↑↑ 사진3.

유적의 중요성에 따라 학술자문회의, 전문가검토회의, 보존평가회의 등등 문화재청의 보존 관련 회의 일정이 추가되었고, 심지어는 주말에도 회의 핑계 삼아 현장을 방문하시겠다는 분들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 

 
↑↑ 사진1.
중요한 유적을 발굴하게 된 건 무척 큰 행운이었지만, 생각지도 않은 이러저러한 일들을 겪으면서 현장 조사원들의 피로감은 누적되어 갔다. 어떤 일이든 그 영광의 순간 뒷면에는 어느 누군가의 소리 없는 희생과 노력이 있기 마련이다. 이번 기회에 빠듯한 조사 일정에 나무널무덤의 조사에 대해 이러저러한 일을 덤으로 해야만 했던 조사원들의 수고와 노력을 기억하고 싶다. 또 유물의 안전을 위해 몇 주간 야간 경비를 맡아주셨던 작업반장님의 수고에도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회의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고 요갱에서 출토된 유물을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센터에서 수습해 가는 날! 어떤 모습으로 우리 품으로 다시 돌아오게 될지에 대한 기대감은 잠시였다. 그간 겪었던 스트레스와 고충이 이젠 끝나는구나 하는 해방감에 속 시원한 마음이 먼저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모든 이야기들을 뒤로 하고 한국 고고학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중요한 유적의 발굴조사에 참여했다는 것은 나에게 두 번 다시 없을 큰 행운이 분명하다. 부디 역사적 현장을 함께 했던 모든 이들의 기억 속에도 그 수고로움이 좋은 추억이 되어있고, 또 영광의 순간이었다고 기억되기를 기대한다.
 
경산 양지리 유적은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경산 하양 무학지구 택지개발 사업」을 계획하고 2009년에 지표조사를 진행한 다음, 2016년 나라장터 입찰공고를 통해 시굴과 표본조사 용역을 발주한 결과 성림문화재연구원이 낙찰을 받아 진행하게 되었다. 시굴조사 면적은 332,157㎡, 표본조사 면적은 34,953㎡로 문화재청 대가기준 조사일수에 따르면 100일이 넘는 일정이 소요되어야 하는 넓은 면적이다. 

하지만, 발주청에서는 시굴 조사일수 51일, 표본조사 8일로 조사일수를 확정지어 입찰공고를 하였기 때문에 조사단은 2개 팀을 동시 투입하는 방식으로 확정된 일정을 소화할 수 밖에 없었다. 공사가 바쁘다고 용역은 발주하였지만, 지장물 철거 가 미진하여 계약을 중지시켰다가, 6개월 정도가 소요된 이듬해 3월에서야 시굴조사에 착수할 수 있었다. 이마저도 보상의 진척 정도에 따라 시굴조사는 3번, 표본조사는 2번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트렌치 조사와 부분완료를 계속 반복하면서 발굴 범위와 공사 가능 범위가 점점 확정되어 갔다. 결국 발굴조사는 전체를 12개 구역으로 나누어 진행하게 되었고, 공사가 시급한 구간에 맞추어 5차례의 부분완료가 진행되었다. 예전에는 문화재청의 부분완료 규정이 2회로 제한되어 있었지만, 현재는 그 조항이 삭제되어 발주청이 요청하면 이에 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시굴과 표본조사를 여러 차례 나누어 진행하지 않고 한꺼번에 진행하였더라면, 혹은 트렌치를 조금 이동해서 설치하였더라면 양지리 유적의 유구배치도는 아마 지금과 조금 다른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시굴조사 트렌치에서 유구가 확인되지 않으면 발굴 범위에 포함시킬 수 없는 오늘날의 상황을 고려하면 크게 달리질 게 없을지도 모르겠다.
 
현장 조사일지에 따르면 2017년 9월 27일 1호 나무널무덤에 대한 발굴조사가 착수되었다. 하지만 발굴구역이 여러 군데로 나뉘어져 있어 이를 동시에 진행하다보니, 11월 16일이 되어서야 나무널무덤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2022년 11월 16일은 양지리 1호 나무널무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5년이 되는 날이다. 

이즈음에 그때의 기억을 더듬고 못다한 이야기들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된 것은 너무 감사한 일이다. 끝으로 보고서에서 자세하게 기록하지 못했던 양지리 나무널무덤 관련 조사 일자별 진행 상황을 이번 기회에 공개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다음 기사에서는 2022년 5월에 경산시립박물관에서 진행되었던 양지리 유적 관련 학술대회에서 논의되었던 몇 가지 질의 사항들에 대하여 답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 표본·시굴조사 트렌치배치도.

↑↑ 사진2.


<경산 양지리 나무널무덤 조사 일자별 진행 상황>
2017년 5월 29일 : 경산 양지리유적 발굴조사 착수
2017년 9월 27일 : Ⅱ-⑤구역 1호 나무널무덤(당시 수혈 143호) 발굴조사 착수
2017년 11월 07일 : 현장 체험학습(하양 하주초등학교)
2017년 11월 16일 : 목관 내부 유물 노출
2017년 11월 22일 : 문화재청 전문가검토회의 개최
2017년 11월 23일 : 현장공개설명회 및 문화재청 언론공개
2017년 11월 29일 : 문화재청 보존평가회의
2017년 12월 06일 : 칠초동검 및 철검 등 수습(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처리센터)
2017년 12월 13일 : 목관재 수습(성림문화재연구원 보존처리실)
2017년 12월 19일 : 요갱부 확인
2017년 12월 22일 : 요갱부 확인에 따른 학술자문회의 개최
2017년 12월 28일 : 요갱부 출토 칠초동모, 칠과초 수습(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처리센터)
2018년 01월 08일 : 1호 나무널무덤 발굴조사 완료
2018년 01월 09일 : 내부 보존 조치 시행
2018년 01월 11일 : 보존방안 조치 통보
2018년 02월 05일 : 경산 양지리유적 발굴조사 종료
2020년 06월 12일 : 1호 나무널무덤 수습 목관재 경산시립박물관 인계
2020년 06월 22일 :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처리센터 처리 완료 유물 인계
2020년 09월 24일 : 경산 양지리유적 발굴조사 보고서 간행
2021년 02월 25일 : 경산 양지리유적 출토유물 615건 705점 경산시립박물관 국가귀속 완료

  김동숙 성림문화재연구원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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