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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에노스 아이레스 청소년들이 라플라타강 언덕 메모리얼파크 내 설치된 국가테러 희생자 기념비 앞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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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2차대전 이후 설치된 최초의 공식적인 국가폭력 진상조사위원회가 설치된 아르헨티나의 과거사 청산에서 배울 점은 ‘정의실현’과 ‘기억의 역사화’ 두 가지로 압축된다.
지난 2005년 제1기 진실화해위원회가 설치된 후 15년 만에 2기 진실화해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과거사청산에서 배울 점이다.
특히 진실규명 과정에서 가해 책임자에 대한 규명과 처벌이 아예 언급조차되지 않는 현실은 국민보도연맹과 적대세력에 의한 집단희생사건 진실규명 과정에서 보증인 진술, 족보 등 끊임없이 추가자료를 요구하는 특정정당 추천 상임위원의 2차 가해와 다름 없는 행태를 불러오고 있다.
일제식민지 자원수탈의 현장이자 강제동원의 현장이면서 한국전쟁 시기 대규모 민간인희생사건 현장인 평산동 옛 보국코발트광산을 방치한 채 유해조차 제대로 수습하지 않는 지자체의 몰역사적 행태는 사실 후진국이라 업신여기온 라틴아메리카 아르헨티나의 과거사청산작업에 비해 늦어도 한참이나 늦었다.
경산신문과 자매지인 경산i뉴스와 온마을TV는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위치한 <기억의공간>과 <국립자료보관소>, <메모리얼파크>, <오월광장어머니회>, 실종자가족 등을 만났다. 아르헨티나 과거사정리의 두 가지 키워드인 ‘정의실현’과 ‘기억의역사화’를 대변하는 이번 시설과 사람들을 만나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우리의 과거사정리는 목적을 상실하고 표류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과거사 정리의 주요한 프로세스 가운데 하나인 가해책임자 규명 및 처벌, 기념공간 조성 등 ‘정의실현’과 ‘기억의 역사화’ 둘 중에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가 법을 만들어 진행하면서도 끊임없이 제동이 걸리고, 위령사업과 기념공원 조성마저 겨우, 지켜지지 않을 권고밖에 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국립자료보관소> 마르셀로 소장과 다니엘 씨를 국립자료보관소에서 만났다.
<기억의공간> 연구위원인 다니엘 씨는 “아르헨티나의 과거사청산은 군사정권 치하에서 실종된 민간인들의 인권유린사실을 밝혀 이것을 미래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과거사청산작업은 국가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작업이며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고 밝혔다.
다니엘 씨는 “반인륜범죄에는 시효가 없다. 실종자들이 생기고 죽임을 당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내가 죽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과거사청산작업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과거사 청산작업의 주체는 정부이며, 정부가 해야하고, 정부정책으로 진행되고 우리 사회가 앞으로 한발짝 더 나아갈 수 있다”며고 정부차원의 과거사 청산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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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른쪽부터 국립자료보관소 마르셀로 소장과 <기억의 공간> 연구자 다니엘 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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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인 우론도 씨는 “배보상은 국가가 학살을 인정한 셈이니까 어느 정도 만족한다”면서도 “당시 아르헨티나 탄압체제를 군사정권이 아니라 군사민주정권이라고 불러야 한다. 가해자 장본인들만 처벌했을 뿐 그들로 인해 이득을 본 공범들은 처벌받지 않았다”며 여전히 ‘정의실현’을 강조했다.
라플라타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조성된 <메모리얼파크>는 ‘죽음의 비행’이라고 부르는 옛 해군기술학교에 구금 중이던 실종자들의 시신을 비행기로 싣고 와 유기한 작전의 현장으로 실종자 가족 및 인권단체들의 강력한 요구로 조성됐다.
2007년 실종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벽이 조성되고 2010년 완공됐다. 특히 ‘진실, 정의, 기억’ 컨셉으로 국제공모를 진행, 출품된 총 700여 작품 가운데 학살의 히스토리를 잘 설명한 세계적인 예술작품 17점을 전시하고 학살의 아픔을 추모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이 찾아 헌화한 곳으로도 알려졌다.
<메모리얼파크> 안내를 맡은 토마스 씨는 “기념공원은 군부의 은폐작전에 대응하기 위한 ‘기억’, 시신은 찾지 못했지만 학살은 ‘진실’이었으며, 비록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았지만 ‘정의’를 바로 세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주말에는 공원으로도 활용하고 있는데 이때는 5000명이 넘게 찾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