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좋은데 경산은 더 좋습니다. 오래 경산이, 한국이, 지구가 살아 숨 쉬는 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중국에서 주재원 가족으로 살다가 고향인 경산으로 돌아와 도시재생, 제로웨이스트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서상동 출신 곽혜영(45세, 사진) 씨를 이 주일의 경산사람으로 만났다.
서상동 서옥교 옆에서 태어난 곽 씨는 이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중국법인으로 발령이 난 남편을 따라 온 가족이 해외살이를 했다.
타국생활이었지만 같은 동양 문화권인데다 연변 조선족 사람들도 주변에 많아 생활에는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그러나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의 환경 무관심에는 아무리 해도 적응이 되지 않았다.
“큰애가 돌이 되기 전에 갔는데 아토피가 심해 이유식과 친환경 유아용품은 모두 한국에서 가지고 가서 사용했습니다”며 “살았던 베이징은 어릴 때 서상동 골목길에서 맡은 연탄 아궁이 냄새가 날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각했습니다”
“한 해는 아파트 앞 동이 안 보일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해 한국학교가 1주일 간 폐쇄돼는 일도 있었습니다”며 “이럴 때는 무작정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것이 중국정부의 유일한 저감대책이었습니다”며 중국의 환경 무관심에 고개를 저었다.
“이래서 안 되겠다 싶어 한인모임이나 성당에 나가보면 한국사람들의 가장 큰 이슈가 환경문제였습니다”
그러다가 2년 전에 귀국한 곽혜영 씨는 경산과 경주를 오가며 새삼 한국의 자연환경과 사람들에게 흠뻑 빠져버렸다. “살아보니 한국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 같습니다”
곽 씨가 중국에서 귀국하자마자 코로나19 전염병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농사짓는 형부한테 수세미를 재배해 보고 싶다며 땅을 조금 얻어 농사를 지었다.
“추석에는 설거지 비누를 만들어 주변에 선물했더니 엄청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주변사람들 반 정도는 친환경 생활을 실천하고 있어서 놀랐습니다”며 한국인의 환경의식에 놀랐다.
용기를 얻은 곽 씨는 본격적으로 제로웨이스트 사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중산동에 ‘북두칠성 푸른별’이라는 제로 웨이스트샵을 냈다. 대나무칫솔, 천연수세미 등을 파는 가게다.
도시재생과 제로웨이스트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보니 역전마을도시재생지원센터가 진행하는 제로웨이스트교육과 커피수업에도 참가했다. 커피수업의 경우 중간에 합류했지만 드립 내리는 솜씨가 애사롭지 않다는 칭찬을 들었다. 친정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곽 씨는 서상길 청년문화마을에서 진행하는 마을축제 교육에도 참가했다.
“역전마을이나 서상동에 있으면 옛 추억들이 소환됩니다. 기회가 되면 도시재생사업과 마을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곽혜영 씨의 두 번째 한국살이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