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예천군에 위치한 경북문화재단은 2020년 7월에 출범했다. 이제 갓 2살이 된 경북문화재단은 코로나 시기 동안 경상북도 문화예술을 끊이지 않게 지원했었다. 경북문화재단은 17개 광역시도중에서 가장 늦게 출범했지만 다른 광역 문화재단의 성과를 면밀하게 검토하면 늦은 만큼 실수를 줄이고 더 좋은 정책을 낼 것으로 기대했었다.
2020년 7월 도청 동락관에서 있었던 출범식은 경북문화재단이 지향할 내용을 알 기회였으며 재단은 이 자리에서 ‘경상북도 문화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며 ‘도민의 문화복지 실현’을 위해 '문화예술로 만드는 새바람 행복 경북'을 비전으로 제시했었다.
 |
 |
|
|
| ↑↑ 미술중심공간보물섬대표, 작가. |
2022년 7월 중순 몇몇 지역신문의 인터넷 기사로 ‘경북 예술경영아카데미 최고위과정’을 개설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기사는 이 과정을 경상북도 문화관광분야 대표정책인 ‘디지털 한류 르네상스’ 실현을 위한 야심 찬 기획이라고 한결 같이 쓰고 있다.
경북문화재단 이희범 재단 대표이사에 따르면 K 컬처를 선도할 예술경영 아카데미를 정부와 정책담당자 및 국내최고 전문가로 아카데미를 구성하여 풍부한 인적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체계적인 경영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힌다. 2020년 동락관에서 발표한 ‘세계를 감동시키는 명품문화를 재단의 목표’를 향한 걸음으로 생각된다.
그도 그럴 것이 강사 면면을 살펴보면 김황식 전 국무총리, 김대환 전 노동부장관, 김병준 국가균형발전위원장, 건축가 승효상, 최재봉 성균관대 교수, 배우 박상원,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등 전·현직 장관급, 4차산업 메타버스 등 신지식 분야 최고 전문가 등으로 구성 되어져 있다.
하지만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매머드급’이라고 소개한 강사진의 강의 주제가 평생학습이 이루어지는 도민대학 커리큘럼의 확장판이라는 느낌이 들게 한다. 또한 문화,예술 아카데미라고 하기에는 문화예술의 현장성과 동시대성이 부족하다는 느낌마저 지울 수가 없다. 특히 1기 회원을 비공개로 모집했다는 것은 의아하다.
강사비로 도비 1억 원이 지원되었다는 아카데미 과정이 비공개 모집으로 지역 경영인, 예술인, 공직자 등 110여 명을 모집했다는 것은 과연 바람직한지 의문스럽다.
경상북도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서 지역기업인들과 예술인, 공직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문화예술 산업이 반드시 문화예술의 발전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는 않는다. 문화, 예술에 관한 정의와 담론은 시대와 환경에 따라 매우 다르다.
“아카데미’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따른 대전환시대, 고령화와 지방소멸시대를 헤쳐가는 실질적인 지적 탐구와 만남, 교류의 장이 되고 나아가 지역경제를 살리는 중심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는 말 속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문화, 예술이 경제적 논리와 정치적 정책속에서 소비되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 아닐까?
이희범 대표이사는 “코로나로 침체된 지역 예술인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글로벌화를 지향하는 지역경영인들을 무장시켜 경상북도의 미래를 준비하는 파워풀한 모임으로 발전시켜 나갈 생각”이라며 아카데미 운영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문화,예술의 핵심적 동력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깊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경북이 자랑하는 문화유산을 디지털화하고 관광화시킨다는 것과 문화예술인들의 삶과 창의적 창작은 다른 문제일 수 있다.
또한 ‘경북형’을 내세우는 문화예술 정책은 문화예술의 확장은커녕 하나의 틀 안에 문화예술을 가두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문화예술은 국가 주도적이지 않아야 하며 자유롭고 자연발생적이어야 한다. 또한 문화유산과 고유한 전통은 동시대적 해석이 필요하다.
경북문화재단은 경상북도의 문화 관광정책을 실현하는 조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방이양의 시대에 경북문화재단은 경북의 문화예술을 위한 현실적, 동시대적 정책 수립에 열중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문화예술의 정책이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과 넓은 토론이 필요하다.
무엇부터 시작할 것이며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유력한 기업가와 지역 명망가에 의해서 주도되는 문화예술의 흐름은 결코 경북의 문화예술을 힘차고 섬세하게 담아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