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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좋은 시설은 없다!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자!

경산신문 기자 입력 2022.09.08 13:48 수정 2022.09.08 16:14

↑↑ 김기현 청년위원장.
지난 8월 25일 성락원 인권침해 진상규명 및 탈시설 권리 쟁취를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성락원 대책위’) 주최 <성락원 대책위 집담회 : 좋은 시설은 없다!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자!>가 열렸다.
 
경산시 소재 대규모 장애인 거주시설인 ‘성락원’에서 장애인 물고문 학대 행위가 있었다는 제보 이후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시설 폐쇄 등을 요구한 지도 1년여가 지났다. 피해자는 간신히 임시 보호시설로 분리되었고, 탈시설에 대한 단체들의 요구는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변화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적절한 시기에 성락원 대책위는 앞으로의 투쟁 방향을 모색하고, ‘탈시설’과 탈시설 이후 ‘동네에서 함께 사는 삶’을 위해 지역사회의 과제는 무엇인지 논하는 집담회를 마련했다.
 
집담회에서 경상북도장애인권익옹호기관 김신애 선생님은 ‘학대’가 특수한 상황에서가 아니라 자녀를 훈육하는 것과 같이 반복된 ‘일상’에서 발생하는 일이라는 점을 환기하며, ‘탈시설’의 당위성을 주장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입장, 관점 그리고 대안을 제시해 주었다.
 
우리는 스스로 대안 사회를 만들 힘이 부족하기에 이 사회에 ‘탈시설’을 요구한다. 그런데 정작 복지 서비스를 담당하는 우리의 지방정부, 경상북도와 경산시는 탈시설에 대한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 그러한 의지 부족은 발달 장애인의 다양한 특성들을 온전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유연하지 못한 행정 복지 시스템으로 나타난다.
 
우리 사회가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탈시설에 대한 장애인 원가족의 불안감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 24시간 지원 시간이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지원할 만한 인력은 있는지, 우리 스스로는 얼마나 탈시설에 대해 준비되어 있는지 등을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김 선생님의 발제는 결코 탈시설의 불가성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지난한 투쟁의 시간을 보다 효능감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더욱 고되고 섬세한 투쟁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지역 사회가 장애인을 위한 보다 ‘나은 시설’을 구비함으로써, 좋은 지역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힘써 왔다면, 장애인 당사자들은 다시 묻는다. ‘좋은’ 지역 사회란 어떤 사회인가? 

효율성과 편의성에 기대어 ‘시설’을 통해 우리 삶이 관리되는 것이 좋은 사회인가, 사람들의 다양성이 존중받으며 인간답게 동네에서 모두가 ‘함께’ 사는 것이 좋은 사회인가. 너무나도 소박한 ‘함께 사는 꿈’이 장애인들에게는 목숨 걸고 투쟁해야 하는 사회가 과연 좋은 사회일까?
 
탈시설을 둘러싼 논쟁과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은 결국 정치의 영역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가 적어도 지역 정치의 장에서 유보되고 있다는 것은 정치의 부재이자, 지역 정치의 위기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집담회를 통해 제기된 ‘좋은 지역 사회’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다시 이 지역 경산에서 논쟁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것은 비단 장애인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 사는 모든 사람, 즉 노인, 여성, 청년, 청소년, 농민, 노동자 등 모두에게 당사자성이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김기현 더불어민주당 경산시지역위원회 청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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