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건강한 삶입니다. 40대에 허리도 자꾸 아프고 해서 운동하라는 신호라고 생각해서 마라톤을 시작했습니다. 달리기를 하면 무릎이 안 좋다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천천히 뛰면 괜찮습니다. 기록에 욕심내지 않고 체계적으로 훈련하면서 속도를 높이면 건강하게 오래 달릴 수 있습니다”
20여 년 동안 풀코스 20회에 하프 60~70회를 달린 지역의 대표 마라톤클럽 옹골찬마라톤클럽 최해진(58세, 사진) 회장을 이 주일의 경산사람으로 만났다.
최 회장은 청송군 현서면 수락리에서 5남 1녀의 3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벼농사와 담배농사, 양잠으로 자식들을 건사했다. 최 회장도 고사리 손으로 담뱃잎을 따고, 누에에게 먹일 뽕나무 가지를 쪄오고 했다.
“담배는 전매사업이라 연초조합에서 씨를 주면 파종을 해서 모종을 심고, 다섯 번 정도 땁니다. 색깔이나 크기별로 등급이 나눠지는데 등급별로 가격차이가 많이 납니다”
수락초와 안덕중을 졸업하고 고등학교 때 대구로 유학을 나오면서 고향을 떠났다. 스무 한 살에 입대해 제대한 후 이것저것 하다가 공무원이 됐다. 행정 9급으로 시작해 8급으로 승진했지만 5년 만에 그만두었다. 지금은 꿈의 직장이지만 80년대 공무원은 그리 선망의 직장이 아니었다. “어디에 매이기 싫어하는 제 적성과 잘 안 맞더라고예. 지금 생각하면 그때 잘 그만두었죠”
직장을 그만두고 어린아이 둘을 데리고 연고도 없는 경산으로 이사했다. 그때 자리 잡은 백천동 조그마한 슈퍼를 지금까지 20여 년째 운영하고 있다. 이름만 청송슈퍼에서 윤성슈퍼로 바뀌었을 뿐 슈퍼는 그 자리 그대로 있다. 42.195km를 쉼 없이 달리는 고독한 마라토너를 닮았다.
여기저기 몸에 고장이 나기 시작해 마라톤을 시작했다. 3년 정도 혼자 남천변을 달리던 최 회장은 2005년 옹골찬마라톤클럽이 창단한다는 소식을 듣고 창단멤버로 합류했다.
“당시 10키로 57분, 하프기록이 2시간 10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혼자는 풀코스에 도전할 용기가 나지 않더라고예. 그래서 풀코스에 도전해 보기 위해 옹골찬에 가입했죠”
마라톤클럽에 가입한 최 회장은 보름 만에 첫 대회인 대구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했다. 기록은 4시간 26분. 비록 기록은 안 좋았지만 꿈을 이룬 것이다. 훈련감독을 거쳐 지난해 임기 2년의 회장을 맡았다.
20년 동안 최 회장은 풀코스 20회 완주, 하프코스는 60~70회 정도 완주했다. 풀 최고기록은 서울중앙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 45분, 하프기록은 1시간 40분대가 최고기록이다. 모든 마라토너들의 꿈은 서브3. 옹골찬에는 서브3 보유자가 2명이 있다. 최 회장은 비록 서브3를 하지는 못했지만 달리는 것이 즐겁다.
옹골찬마라톤클럽은 현재 정회원 66명, 준회원까지 합치면 80여 명이 매주 임도와 운동장을 달린다. 매주 일요일은 삼성산과 금박산 임도, 수금 요일은 운동장을 달린다. 공식대회는 연 2회, 비공식대회는 4회 정도 참가한다. 경주동아마라톤, 춘천마라톤 등 메이저대회는 빠지지 않는다.
“올해로 2회째 맞이하는 삼성산단풍마라톤대회를 클럽의 대표행사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오는 11월 13일 열리는데 대회를 앞두고 미리 임도 주변을 청소하고 야생화도 심었습니다. 지금은 지역대회이지만 대회운영능력이 갖춰지면 지역언론사와 손잡고 전국대회로 격상시켜볼 계획입니다.
걷기대회와 병행하면 지역주민들의 호응도 커질 것 같고 시 홍보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지자체와 마라톤동호인들의 관심과 격려를 당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