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복투자, 과다 투자 의혹이 제기됐던 티타늄 생활소비재 테스트베드구축사업이 결국 좌초될 위기를 맞이했다.
지난해 연말 경산시를 떠들썩하게 한 이슈가 있었다. 경산시가 산업통상부 지원을 받아 지난 2020년부터 오는 2024년의 5년 동안 총 345억 원을 투입, 16종의 테스트베드 장비를 구축할 예정인 생활소비재 생산기반 구축사업이 원자재 공급업체 선정의 특혜 의혹, 중복투자에 따른 국고낭비와 과잉설비, 과잉생산으로 인한 시장교란 등 정부지원정책 취지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어 사업의 즉각 중단과 전면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여론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양재영 시의원은 지난해 12월 17일 제233회 임시회 1차 본회의 시정질문을 통해 “경산시가 지역특화사업으로 경산지식산업단지에 추진하고 있는 티타늄 생활소비재 부품제조 등을 위한 테스트베드 사업이 시설중복 투자 및 인재유출 우려 등으로 지역의 견실한 기업체를 궁지에 몰고 있다”며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이같은 주장은 시의회와 경산신문, 매일신문을 통해서도 꾸준히 제기됐지만 경산시는 문제가 없다. 특혜가 아니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이같은 입장을 견지해온 경산시가 결국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경산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총 16종의 테스트베드 장비를 구축하는 티타늄 생활소비재 생산기반 구축사업에 필요한 연구장비 납품계약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경산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2월 조달청과 총 119억 원 규모의 납품계약을 체결했던 경남의 C업체가 지난 7월 14일까지 연구장비를 납품하지 못해 경산시가 보증보험사를 통해 위약금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중복투자 의혹을 제기한 지 6개월 만에 사실상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상황에 놓인 것으로 짐작된다. 이렇게 된 데는 경산시가 너무나 안이하게 이 문제에 대처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 경산시가 해당 사업 연구원의 입장만 듣고 언론과 의회, 해당 기업의 목소리를 무시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특히 양재영 시의원이 제234회 임시회2차 본회의에서 “조달청의 입찰결과 테스트베드 연구장비 납품 업체로 선정된 C업체가 알아보니 연간 매출 3억 원, 종업원 3인 이하의 소규모 업체였는데 이 업체가 입찰조건에 나와 있듯이 티타늄 압연기를 공급한 납품실적 및 사실증명이 가능한 업체인지에 대한 의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경산시는 그때도 “계약업체인 C업체에서는 전체 장비 중 일부분에 대하여 국내 및 중국 업체와 협력해 설비를 공급할 계획이며, 조달청 질의 사례 자료에 따르면 물품구매계약의 경우에는 제3자로부터 구매하여 납품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되어 있다”고 답변하는 등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당시 언론과 양 의원은 “낙찰자 선정과 관련해서 그야말로 초 영세 기업인 C업체가 중국의 W업체에 하청을 주고, 다시 W업체가 경남지역의 N업체에 재하청을 해서 설비를 설치한다고 한다”며 납품계약 취소사태를 예견했지만 경산시만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감사원은 계약취소 이전부터 이 사업을 감사하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 감사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사업의 재검토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와 산업자원부는 지역산업에 피해가 없는 방향으로 마무리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