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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코발트광산에 편의시설이라도

경산신문 기자 입력 2022.07.27 11:03 수정 2022.07.27 11:03

사단법인 경산코발트광산유족회가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유해 발굴현장 정비 및 편의시설 설치를 건의했다.

유족회는 지난 2022년 1월 10일 나정태 이사장이 폐갱도 내 토석 외부 반출 및 잔존유해 수습을 요구한 후 수차례 위원회와 협의를 거쳤다. 7개월에 걸친 협의 결과 지난 7월 25일 코발트광산 현장에서 송상교 사무처장, 대회협력 및 화해사업 담당자가 참석한 가운데 그동안 쟁점이 되어 온 토석(광재) 처리에 대한 유족회의 입장을 정리했다.
 
지난 2000년 3월 결성된 유족회는 그동안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국가차원 배보상, 유해발굴과 역사평화공원 조성 등의 줄기차게 요구했다. 정부와 여당, 지자체에 적어도 수십 차례 이상 탄원서와 진정서로, 건의서로 촉구했다. 그러나 지난 22년간 진상규명과 보상은 진실규명 신청자에 한해 이루어졌지만 유해 발굴과 역사평화공원 조성은 형식에 그치거나 좌절되었다.
 
현장에 대한 발굴은 지금까지 민간이 3차례, 국가기관이 3차례 총 6차례 시도되어 500여 구가 수습됐다. 유족들이 추정하는 희생자 3500명의 7분의 1에 불과하다. 심지어 유족들이 발굴한 유해 80구는 당시 희생자 유해라고 입증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려 19년 동안 현장의 낡은 컨테이너창고에 보관될 정도로 홀대받았다.

진실규명은 희생자 3500명 가운데 현재 160여 명만이 국가기관에 의해 희생자로 결정됐다. 국가기관 스스로가 추정한 희생자 1600명의 10%에 불과한 수치이고 유족들이 추정한 수치에는 4.5%에 불과하다.

희생자 수에 비해 진실규명 결정자가 극히 적은 것은 학살 이후 군사정권의 유족회에 대한 탄압과 연좌제 등 피해의식 때문이지만 정부는 과거사특별법이 제정된 2005년 이후 그 피해의식을 씻을 수 있는 어떤 조치도 시행하지 않았다.
 
국가기관의 배보상은 더더욱 미진하다. 진실규명 결정자만이 겨우 민사소송을 통해 보상을 받았다. 2기 진실화해위원회에 진실규명을 신청한 70명은 진실규명 결정을 받아도 4.3 피해자와 여순 피해자처럼 일괄적으로 보상받을 가능성이 아직까지는 불투명하다.
 
유족들의 지난 20여 년간의 요구사항 가운데 가장 미진한 부분은 역사평화공원 조성이다. 이미 경산시는 지난 2016년 국비 500여억 원이 투입되는 국가추모공원사업을 일부 주민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공모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현장에 지금까지 투입된 예산은 약 10억 원, 2012년 당시 역사체험관광지조성사업으로 7억 원, 16년 위령탑 건립에 3억원 총 10억 원을 투자한 것이 고작이다. 이보다 피해규모가 적은 노근리나 거창사건 현장에 수백억 원이 투입돼 방대한 규모의 역사추모공원이 만들어진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평산동 역사평화공원에 대한 유족들의 요구는 소박하다 못해 보잘것없다. 기획재정부 땅인 산652-9번지 임야에 순례길 100미터를 내어달라는 것과 위령탑 옆 포도밭 500평 정도를 매입해 관련자료 보관 및 전시실과 화장실 같은 순례객 편의시설을 지어달라는 것이다. 기껏해야 부지매입비를 포함해도 20억 원이 들지 않을 규모다. 

이번에 위원회가 행안부와 경상북도, 경산시에 소규모 편의시설 건립을 권고한다는데 이것만큼은 꼭 들어주기를 조현일 시장과 이철우 지사에게 바란다. 유족들의 절절한 바람이자 경산시의 잊혀진 근현대사를 복원하는 역사적 과업이다. 부디 역사에 부끄럽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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