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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 사회 사회일반

코발트·박사리유족회, ‘치유와 화해의 시대’ 선언

최승호 기자 입력 2022.06.30 12:31 수정 2022.06.30 12:35

경북시민재단, 경산신문, 경산지역 민간인희생자 초청 평화문화 캠페인…상호교류 등 약속

↑↑ (사진왼쪽부터)경산코발트광산유족회 나정태 이사장과 윤성해 박사리유족회장이 화해와 위로를 의미하는 꽃을 달아 주고 있다.

“코발트와 박사리의 비극은 단순히 애도와 화해에만 머물지 않아야 하고, 더 이상 되풀이하지 않도록 인류 보편의 미래와 희망을 위해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산과 같은 대학도시인 독일 뮌스터시는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서 문화예술의 도시로서의 이미지를 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경산도 충분히 평화와 화해의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전쟁 전후 발생한 민간인 희생사건 유족들이 그동안의 오해와 앙금을 풀고 화해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사단법인 경산코발트광산유족회(이사장 나정태)와 박사리유족회(회장 윤성해)가 지난 25일 한국전쟁 발발 72주년이 되는 날 역사적 상처와 화해를 위한 자리에 마주 앉았다.
 
경북지역문제해결플렛폼을 운영하고 있는 경북시민재단(이사장 최범순, 영남대 교수)이 한국전쟁 발발 72년이 되는 지난 25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압량읍 행복발전소에서 역사적 상처의 치유와 화해를 위한 평화문화 캠페인을 의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경북시민재단이 주최하고 경북지역문제해결플렛폼이 주관하고 경산신문과 영남일보가 후원하는 이번 포럼은 나정태 코발트광산유족회장과 윤성해 박사리유족회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김문주 영남대 교수가 ‘문학으로 본 코발트광산과 박사리이야기’, 미술중심공간 보물섬 최성규 대표가 ‘예술의 관점으로 본 코발트광산과 박사리이야기’를 발표했다.

이어 두 유족회 회원들이 그동안 아껴왔던 자신들의 감정을 조심스럽게 꺼내고, 향후 두 유족회가 지역에서 어떻게 협력해 나갈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포럼을 기점으로 경산코발트광산과 박사리 유족회는 서로의 역사적 상처를 이해하고 화해함으로써 이후 지역에서 두 사건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경산지역의 인권의식 고취 및 평화문화의 정착과 확산으로 이어가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두 유족회 간의 만남의 자리가 있으면 꼭 참석하겠다고 지난해 방문에서 약속했던 정근식 제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해 두 유족회 회원들을 위로했다.
 
지난해 대정부질문을 통해 박사리사건과 코발트사건의 조속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조치를 촉구했던 윤두현 국회의원이 참석해 국회 차원의 입법 활동을 약속했다.
또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조현일 경산시장 당선인도 참석해 유족들의 향후 발걸음을 돕겠다는 취지의 약속을 했다. 특히 조 당선인은 코방트와 박사리를 교육과 문화예솔의 장으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두 유족회 회원 외에도 지역문화예술단체 보물섬과 젊은 작가, 영남대학교 학생과 관계자, (사)경북시민재단 관계자 등이 참석해 이날의 ‘화해’가 갖는 의미를 공유하고 이후 문화예술을 매개한 평화문화 활동에 대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 치유와 화해를 위한 평화문화캠페인에 참가한 유족과 내빈들.

이날 김문주 교수는 “코발트와 박사리사건은 보수 진보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인권의 문제”라며 “세 유족회의 만남을 통한 치유와 화해를 넘어 시민교육으로 확산되어야 진정한 화해의 의미를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성규 작가는 독일 노드라인베스트팔렌주의 인구 31만인 뮌스터라는 도시를 소개하며 “유럽 30년 전쟁의 상흔이 깊은 뮌스터는 10년에 한번씩 열리는 국제적인 미술제인 뮌스터 프로젝트로 유명하다”며 “제가 몇 년 이곳에 살아볼 기회가 있어서 살펴본 뮌스터는 10년에 한번씩 열리는 국제미술제에 대한 시민들의 자부심이 매우 높고, 그것을 준비하며 생성된 뮌스터 시민들이 쿠바라는 문화예술교육기관을 중심으로 스스로 문화예술활동을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자리는 지난해 10월 27일 정근식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정근식 위원장이 윤두현 국회의원과 함께 제2기 진실규명조사에 앞서 코발트광산과 박사리 유족들을 방문한 것에 대한 두 유족회의 화답 성격이 담겨 있다.
 
한국전쟁 전후에 발생한 민간인학살유형 가운데 대표적인 국민보도연맹사건이자 형무소사건이 중첩돼 있는 코발트광산유족회와 적대세력 즉 빨치산에 의한 학살사건인 박사리유족회는 그동안 한 지역에 있으면서도 교류가 없었다. 일부 유족들이 상대를 가해자의 일부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두 사건의 진상규명과 유족의 명예회복, 위령사업에 관심을 기울여온 경산신문이 여러 해 전부터 합동위령제 상호교류를 제안하고, 지난해 여름에는 진실규명신청을 지원하기 위해 유족회 임원들의 상견례를 주선하는 등 두 유족회 간의 상호교류를 추진해 왔다.
 
한국전쟁 전후 발생한 민간인희생사건은 그 가해자와 사건 유형에 따라 국민보도연맹, 형무소, 미군에 의한 폭격, 적대세력 등으로 분류되는데 이번에 민간인학살 최대 희생자인 국민보도연맹사건과 적대세력에 의한 사건 두 유족이 한자리에 만나는 것이다.

그동안 적대세력에 의한 피해자 유복들은 국민보도연맹원을 좌익으로 간주해 직접적인 가해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유족들을 적대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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