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조 경산시장이 지난 29일 퇴임식을 갖고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민선5기 보궐선거로 시장직을 맡은 후 6기, 7기 내리 3선에 성공하고 퇴임식을 가진 유일한 경산시장이 됐다. 3선으로 재직한 기간은 총 3480일. 약 80일이 모자라는 만 10년, 강산이 한 번 변한 시간 동안 시장직을 수행하며 숱한 영욕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최 시장의 최대 업적은 민선 이후 두 번의 시장 구속으로 땅에 떨어진 단체장에 대한 이미지를 회복시켰다는 것이다. 정치자금법 위반 및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전직 시장 두 명이 구속돼 경산시민의 체면을 구겼다.
최병국 전 시장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단체장으로서 지위에 상응하는 공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대도 불구하고 직분을 망각하고 인사와 관련, 뇌물을 받음으로써 인사행정 업무의 공정성은 물론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려 엄벌에 처함이 마땅하다며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가 시장의 직분에 걸맞는 도덕성을 요구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당시 3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장 지지자와 그해 말에 예정된 대통령선거와 함께 보궐선거가 치러져야 시정공백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시민사회의 대립으로 민심은 갈갈이 찢어져 있던 상태에서 공직자 출신 최영조 시장의 등장은 그런 경산시민에게 큰 위안거리가 됐다. 이후 3선에 성공하는 과정에서도 최영조 시장의 이러한 안정감과 청렴함은 경산시민의 자랑으로 여겨졌다.
퇴임사에서도 밝혔듯이 최영조 시장은「살기좋은 도시 경산」, 「행복도시 경산」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공공기관 청렴도 최하위에서 5년 만에 전국 시부 1위, 청렴도시 경산을 만들어 냈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또한 경산지식산업지구와 경산4일반산업단지로 산업단지 300만 평 시대를 열었고, 하양 지하철 1호선 연장으로 시민들을 위한 대중교통 인프라를 탄탄히 구축했으며, 경산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책임질 미래융합벤처타운, 청년지식놀이터 조성으로 청년 희망도시 완성의 초석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또한 재임 동안 지속적인 주거단지 개발, 40여 개의 공원 조성 등 정주 여건 개선으로 지방소멸이란 위기감 속에서도 경북도 내에서 유일하게 꾸준한 인구증가를 이루어내 경북 3대 도시반열에 올려놓았으며, 경북권역 재활병원, 치매안심센터 등 지역 공공의료서비스의 안정적인 제공을 위한 기반을 다졌으며, 동의한방촌, 상방공원, 치유의 숲 조성 등 시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문화와 여가, 웃음과 활력이 넘치는 경산을 만들어 가는 데 일조했다. 경북 시군평가에서는 최근 4년간 3번의 최우수상을 받은 것도 자신의 주요업적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공직사회의 안정감이 근 10년간 지속되면서 오히려 공직사회는 긴장감을 잃어버렸다. 최대의 치적이 최대의 실패로 남겨진 것이다. 연공서열과 나이를 감안한 승진인사는 6개월짜리 국과장을 양산했다. 급기야는 국장승진에 필요한 근무연한을 채운 과장을 찾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고도의 관리기능을 수행해야할 국장을 임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배수 안에 드는 과장이 있어야 하는데도 직무대리를 앉힐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마주한 것이다. 공직사회가 정체되면 시민사회는 활기를 잃는다. 무리하게 사업을 펼치지 않으려는 공직자들의 특성으로 인해 새로운 사업은 늘 밀릴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업이 전액국비 519억 원에 이르는 한국전쟁전후 국가위령공원 공모사업 포기였다.
“임기 말 맞게 된 코로나19로 많은 시민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진 시민 여러분 덕분에 어두운 터널을 함께 벗어날 수 있었다”며 “경산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더 행복하고 더 나은 미래로 힘차게 나아가는 경산을 응원하겠다”고 퇴임 소회를 밝혔다.
최영조 시장은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새로 취임하는 조현일 시장은 최영조 시장 스타일에 길들여진 공직자들이 보다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도록 단기간 안에 바로잡아 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