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2022 경산자인단오제가 끝났다.
흥청거리던 축제가 끝나고 계정숲은 쥐죽은듯이 고요하다. 곧이어 올해 행사는 무엇이 좋았고, 무엇이 아쉬웠다는 세간의 평가가 나오기 시작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여러 말들 가운데 귀담아 들어야 할 지적도 있지만 대부분은 식권이 얽힌, 야시장에 얽힌 이야기만 떠들썩하게 지역사회를 어지럽힌다. 식권 한 장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왜 그리도 많은지, 식권소지가 바로 자신의 권위를 나타내기라도 하듯이 몇 장 안 되는 식권을 얻기 위해 혈안이었다는 소문이다.
국가무형문화재의 보전과 전승이라는 축제 고유의 취지는 어디가고 없고 축제 뒷이야기만 무성한 이런 일을 해마다 반복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축제 예산은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한 3년 전이나 한 푼도 오르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해묵은 의전 논란이 수그러진 것은 다행이라고 여긴다. 아마도 3선 연임제한으로 더 이상 시장직을 할 수 없는 사정도 예산을 쥔 공무원들이 의전에 덜 민감했을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지난 2년간 경산자인단오제 다섯마당만은 비대면으로 시연해 공연자들의 감각을 유지해 온 것도 올해 정상적인 단오제를 치르는데 큰 도움이 됐다. 비록 관중 없이 단원들끼리만 해와 현장감이 떨어졌지만 기량만은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경산자인단오제는 사실 영남지역의 유일한 단오축제다. 전국적으로도 단오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곳은 강릉과 법성포를 포함한 세 곳 뿐이다. 이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곳이 강릉단오다.
경산자인단오제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지 50주년을 기념해 10월 13일 국립남도국악원에서 열린 2018 굿음악축제 학술회의에서 영남대 이창언 교수는 경산자인단오제 강릉단오제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전승하기 위해서는 전수조사와 지역사회, 관계기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교수는 <경산자인단오제의 전승 양상과 보전 방안>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장군설화를 바탕으로 한묘제사, 여원무, 호장행렬, 자인팔광대, 단오굿으로 구성된 경산자인단오제는 관련 설화, 제의와 놀이로 구성되어 지역성, 역사성, 예술성을 모두 가졌다는 점에서 강릉단오제에 버금하는 전통문화로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 “경산자인단오제의 바람직한 보전, 나아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 가장 중요하고 시급히 진행해야할 과제는 경산자인단오제의 온전한 복원을 위한 고증 작업”이라며 “이를 위해 전수조사방식으로 가능한 많은 자료와 제보자를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기존에 조사된 자료 이외의 경산자인단오제에 관한 고문서, 신문 기사, 기록물 등 모든 자료와 과거의 자인지역을 기억하는 지역 주민 및 일본인을 포함한 가능한 많은 제보자를 확보하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집된 자료는 아카이브를 구축해 체계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전히 경산자인단오제는 단옷날 행해지는 다섯마당 공연과 부대행사, 특히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보증수표라 할 수 있는 음악회 중심으로 예산이 편성되고 있다. 이 교수의 지적대로 경산자인단오제가 강릉단오제와 필적하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격상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고증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고, 그를 통해 확보된 자료에 대한 관리와 활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전승과 보전활동 예산의 절반을 투입해야 가능할지 모르는데 경산시의 자인단오를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행사에 고정돼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올해 42회 경산자인단오제는 축제장 내 식당을 없애고 의전도 축소하는 등 국가무형문화재 성격에 맞게 변화를 시도해 절반의 성공의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산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산이 보유한 위대한 문화유산을 보다 정교하게, 그 위상에 걸맞은 가치를 부여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