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사회·경제 사회 사회일반

“경산지역 근현대사 아픔 끝내고 치유와 화해의 길로 나가야”

최승호 기자 입력 2021.12.09 14:22 수정 2021.12.09 15:09

정근식 2기 진실화해위원장 코발트와 박사리 방문해 유족들 면담
윤두현 의원, 코발트광산 발굴재개 및 박사리 진실규명 협력 약속

↑↑ 사진 왼쪽부터 이창희 코발트유족회 이사, 오세혁 도의원, 장명수·박무석 이사, 윤두현 국회의원, 나정태 회장, 정근식 진실화해위 위원장, 최광준 상임의원, 진실위 직원, 박기옥 박사리유족회 간사, 최승호 이사.

한국전쟁 전후에 발생한 경산지역의 대표적인 근현대사의 아픔을 치유하고 화해의 길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했다.

정근식 제2기 진실화해위원장과 최광준 상임위원 등 진실화해위 관계자들이 지난 27일 평산동 코발트광산과 박사리 반공희생자 추모공원을 찾아 유족들을 면담하고, 두 현장을 함께 방문한 윤두현 국회의원과 최영조 시장과도 협력해 유족들의 건의사항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 27일 오전 평산동 코발트광산을 찾은 정근식 위원장 일행은 먼저 위령탑에 분향헌화하고 곧바로 수평2굴 갱도를 따라 들어가 지난 2007~2009년 1기 진화위 발굴 이후 중단된 수직굴과 수평굴 접점부인 발굴현장을 찾았다.
 
갱도 안내를 맡은 장명수 경산시민간인학살진상규명대책위원장은 1기 발굴 이후 12년째 유해들이 수장된채 방치되고 있다며 유해 발굴 재개와 유해와 뒤섞인 채 나딩굴고 있는 갱도 내 흙과 돌, 발굴도구들을 정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발굴현장을 면밀히 살펴본 정 위원장은 유족회 현장사무실로 이동해 수습된 유해와 발굴 장면이 담긴 사진들을 살펴본 후 유족들과 면담을 시작했다.
 
나정태 유족회장은 “그동안 지자체 및 정부 차원의 위령공원 조성, 발굴 등과 관련해 많은 제안들이 있었지만 하나도 실행되지 않았다”며 “더 이상 희망고문을 하지 말고 실현가능한 조치들을 제시해 달라”고 말했다. 

↑↑ 사진 왼쪽부터 박사리 추모공원을 방문한 정근식 위원장과 윤두현 의원, 유족들.

유족들은 “더 이상 유해를 방치하는 것은 억울하게 돌아가신 부모형제를 두 번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2기에 예산이나 기간 문제로 유해발굴을 마무리하지 못하더라도 지자체나 정부가 이어서 발굴할 수 있도록 개토제만이라도 해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유해발굴 못지않게 미망인과 고령의 유족들에 대한 구술조사도 시급하다”며 “이제야 말로 유해발굴을 마무리하고 현장보전 및 기억의 공간 조성을 통해 코발트광산의 지하자원 수탈과 강제동원, 민간인학살의 역사를 넘어 교육과 일상의 예술활동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지속화 재생산하는 문화적 기억의 시대 즉 기억사로 나아가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정근식 위원장은 “현재 전국적으로 발굴해야 할 곳이 300여 곳이 넘는데 2기 발굴예산은 총 6억 원”이라며 “내년 6월까지 유해과 관련한 종합계획이 수립될 예정인데 코발트광산발굴과 관련해서는 윤두현 국회의원과 최영조 시장과 협의해 국비에 지방비를 보태는 방안도 적극 강구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정 위원장은 “구슬증언은 조사관들의 진실규명신청 조사와 별도로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예산도 반영돼 있는 만큼 곧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니 코발트에서도 참여해 달라”며 “유족회의 건의대로 코발트광산 발굴을 위한 용역비 3000만 원 정도는 이 자리에서 소관 최광준 상임위원이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윤두현 국회의원은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이제는 희생자들의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을만큼 우리나라도 선진국 대열에 올랐다”며 “대정부질문 때 오시겠다고 해서 반신반의했는데 이렇게 정근식 위원장이 직접 찾아주실 줄 몰랐다”며 “코발트광산과 박사리가 국민통합과 화해의 모델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코발트와 박사리 합동행사가 열리는 꼭 다시 방문하겠다”고 화답했다.
 
유족들과 단체사진을 촬영한 후 정 위원장과 위원회 관계자들은 최영조 시장과의 오찬을 위해 자리를 옮겼다.
 
정 위원장과 위원회 관계자들은 오후에는 와촌면 박사리 반공희생자 추모공원에 도착해 헌화분향하고 유족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윤성해 유족회장과 박기옥 간사, 최고령자인 최00 옹의 증언을 청취한 윤두현 국회의원은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사건에 대해서도 공정한 진실규명과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정 위원장은 “현행법상 진실화해위원회는 진실규명만 할 수 있고 보상은 유족들이 직접 소송을 통해 사업부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기본법을 개정하거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배보상특별법을 통과를 위해 윤두현 의원님이 적극 나서주시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정근식 위원장과 관계자들의 경산방문은 지난달 국회에서 윤두현 의원이 대정부질문을 통해 코발트광산과 박사리사건의 공정한 처리를 촉구해 이루어졌으며 정 위원장 일행은 하루 앞선 26일에는 대구 가창골을 방문해 10월항쟁 유족들을 만났다.
 
한편 코발트광산은 1918년 일제가 조선광업령 제정 후 한반도에 대한 본격적인 지하자원 수탈에 나선 후 30년대에는 금은 수탈, 40년대 강제동원 및 코발트 수탈, 50년대는 군경의 민간인 불법 처형, 60년대는 희생자 금니 약탈, 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갱도 막아 지하수 사용, 80년대는 동네청년들이 갱도 앞에 천막을 치고 <얼음골> 백숙식당을 운영하는 등 10년 단위로 치욕의 역사를 겪었다. 

박사리는 1949년 11월 29일 팔공산에 주둔하던 무장세력의 보복공격으로 하룻밤에 38명이 숨지고 가옥 108채가 불타는 참화를 겪었다.


저작권자 경산i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