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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아픔의 근현대 딛고 화해의 길로

경산신문 기자 입력 2021.12.09 11:05 수정 2021.12.09 11:05

1949년 11월 28일, 와촌면 박사리에 무장공비들이 한밤중에 마을을 습격해 38명이 숨지고 108채의 가옥이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로부터 7개월 여 뒤, 이번에는 평산동 폐코발트광산에서 지역 국민보도연맹원과 대구형무소 재소자 3500명이 두 달에 걸쳐 불법처형되는 대규모 살육이 군경에 의해 자행됐다.
 
한 지역에서 적대세력과 군경에 의한 학살이 번갈아 일어난 것이다. 두 사건이 발생한 후 지난 70년 간 두 사건의 피해자들은 서로를 외면하고 살아야 했다. 특히 박사리의 경우 코발트광산에서 희생된 지역 보도연맹원들이 직접적인 가해자는 아니었지만 관련성이 있다고 생각해 온 것이다.
 
그러나 지난 11월 말 두 사건이 유족회장과 실무자들이 와촌의 한 식당에서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앞으로 상호왕래를 이어가기로 하며 손을 잡았다. 매년 음력 9월 9일에 거행되는 코발트광산 합동위령제와 양력 10월 30일 거행되는 박사리 합동위령제에도 참석해 위로키로 약속한 것이다. 한국전쟁 전후에 발생한 경산지역의 대표적인 근현대사의 아픔을 치유하고 화해의 길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두 유족회의 위령제 교차 방문은 사실 몇 년 전부터 시도되었다. 그러나 코발트광산의 경우 진실규명에 이어 국가의 보상도 이루어졌지만 박사리는 아무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2005년 당시 한 피해자가 진실규명 신청을 해서 사건의 전모는 알려졌지만 박사리사건의 진실규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시 유족회의 힘이 미약해 진실화해위원회가 아니라 권익위원회에 진실규명을 신청하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두 유족회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연말에 극적으로 한 자리에 마주앉은 것은 본지의 지속적인 요청과 윤두현 국회의원의 대정부질문과 정근식 진실화해위원장의 경산방문으로 마침내 성사되었다.

박사리 유족들의 진실규명과 명예회복 요청을 받은 윤 의원이 진실화해위원장을 상대로 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적대세력에 의한 사건에 대해서도 공정한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요청했고, 정근식 위원장이 현장을 방문해 유족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한 약속이 이루어진 것이다. 

정 위원장과 윤 의원의 두 유족회 방문 전에 유족회장과 실무진은 본지의 주선으로 갓바위 입구 한 식당에서 만나 상호교류를 약속하며 손을 잡았다. 사건이 발생한 후 70년만에 두 사건의 피해자들이 서로의상처를 어루만지고 치유와 화해의 길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정근식 위원장과 윤두현 의원은 코발트광산 유족과의 간담회에서 배석한 경산시 행정지원국장과 복지문화국장에게 연럐적으로 두 단체의 모임을 주선하고 합동행사를 개최한다면 꼭 참석하겠다며 지자체의 전향적인 조치를 주문했다. 아마도 내년도에는 합동위령제와는 별도의 행사가 개최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발트광산유족회는 지난 2009년 이후 중단된 발굴 재개를 요청했고, 박사리유족회는 진실화해위에 접수된 진실규명신청서의 공정한 처리를 요청했다. 아마도 두 유족회의 바램은 내년에는 이루어질 전망이다. 아픔의 근현대사를 딛고 치유와 화해의 길에 나선 코발트와 박사리 유족들에게 다시한번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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