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사회·경제 사회 사회일반

경산시립박물관에 세워진 三聖賢 상(像)을 바라보며

편집부 기자 입력 2008.02.25 15:21 수정 2008.02.25 15:21

며칠 전 경산시립박물관을 다녀 왔다. 경산시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삼성현 상을 건립하였다고 하여 몇 번이나 가보고 싶었지만 하는 일에 쫓겨 엊그제야 가보았다. 경산시립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니 금색 현판 글씨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명망 있는 작가의 글씨체 때문인지 너무나 반갑게 다가오고 있었다.(사실 돌에 새겨진 경산시청 현판 글씨가 획일적 신명조체에 가까워서 많이 식상했었음)
멀리서 바라본 삼성현상은 경산의 상징으로서 강한 이미지로 다가왔으며  찬사를 보내기에 충분한 것 같았다. 그러나 삼성현 상을 가까이서 살펴본 나는 갑자기 머릿속이 혼란하여져 오는 느낌을 금할 수 없었다.
조선시대 후기에 그려진 우리민족의 초상화는 세계 어느 나라 초상화와도 다를 뿐만 아니라 우리 동양 삼국(한국, 중국, 일본)가운데서도 또 다른 특성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전신사조(傳神寫照)를 가장 철저히 나타내었다는 것이다. 전신(傳神)이란 그리려는 인물의 겉모습뿐 아니라 인물의 정신을 표현하는 것이고, 사조(寫照)란 터럭 한 올이라도 어긋남이 없이 그려진 사실적 인물을 말한다. 다시 말해 초상화가는 실제 인물과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형상을 그리되 그 사람의 인품이나 기질, 성격까지도 철저히 나타내어야 했다. 따라서 작가는 그리려는 인물의 전신을 위해 대상 인물과 얼마간은 철저히 같이 생활해야 했었다.
해방 후 일제강점기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성웅 이순신 장군 등 역사속 위대한 성현들의 초상화와 형상작업이 진행되었다. 당시의 명망 있는 작가들 중에는 과거 친일파였던 작가가 많았으며, 이들이 작품제작에 참여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작품은 시각적으로 훌륭하게 보여졌으나 역사의식이 부족한 탓에 대상 인물의 전신이 잘 나타나지 않는 단점을 표출할 수밖에 없었다. 즉 그들의 작품 앞에서는 위대한 민족 지도자의 정신을 느끼기 힘들었던 것이다.
경산시립박물관 앞에 세워진 삼성현 상을 보자.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먼저 잘 만들어진 형상에 찬사를 보내야할 것 같다. 그러나 삼성현의 인물상을 곰곰이 따져 보면 적잖은 혼란이 생길 것이다. 동시대나 동 혈연의 인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원효 성사와 일연 선사의 얼굴이 비슷하다는 이미지를 지울 수 없으며, 설총 선생의 얼굴에서는 우리 민족의 위대한 학자로서의 위엄이나 사상을 느끼기 힘겹다는 것이다. 즉 사조의 사실적 형상은 있지만 전신의 위대함이 많이 결여된 느낌이다. 약 1200년 전에 완공된 통일신라시대의 석굴암 본존불에는 신(神)으로서, 예배대상으로서의 존경과 인자한 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전신이 있어 세계 최고의 불상이라 일컬음 받지만, 지금의 설총 선생 상의 얼굴에서는 그분의 훌륭함을 본받아야겠다는 마음의 동요가 별로 생기지 않는 것이다. 나는 여기서 삼성현 상에 대해 조목조목 어떤 비판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의(大義)를 얘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에 들어설 삼성현 역사공원에는 보다 더 완벽의 작품이 탄생되어서 삼성현역사공원의 삼성현 상이 전 세계적인 표준이 되길 바랄 따름이다.
이를 위해서는 역사와 민족의식이 결여된 작가의 작품에서는 민족 지도자의 위대한 전신을 충분히 표현할 수 없듯이 삼성현 세 분의 연구와 고증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기에 대해 스스로 연구한 작가가 작품 제작에 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작가 선정의 문제에 있어서 보다 더 공개적이며 보다 더 투명한 방법으로 진행 되어야 할 것이다. 작품 모집 공고만 낼 것이 아니라 한국미술협회, 서울미술협회, 각종 조각가 단체 등 유능한 모든 작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찾아가는 공고가 되어야할 것이다.
작가의 응모를 받은 후 학연과 지연에서 가장 자유로운 심사위원을 지역에 관계없이 비밀리에 선정하여 심사에 공정을 기해야 하는 것은 더 이상 강조가 필요 없는 진실이겠다. 삼성현은 경산의 인물이며 한국의 인물인 동시에 세계의 인물이기에 우리 경산인은 자부심을 가지고 三聖賢 상(像)에 관심과 애정을 보내야 할 것이다.
●한국미술협회 경산지부장 김병태


 


<764호 : 2008년 2월 25일 월요일자>



저작권자 경산i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