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사회·경제 사회 사회일반

정홍규 칼럼

편집부 기자 입력 2008.02.25 14:48 수정 2008.02.25 14:48

불가사리

아침마다 해변을 산책하는 습관을 가진 한 노인이 있었습니다.
그날도 바닷가를 바라보며 모래밭을 걷고 있는데, 멀리 춤을 추는 듯한 사람의 모습을 본 것이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그것은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모래밭으로 몸을 숙여 조심스럽게 불가사리를 주워 들고는 바다로 던져 넣는 한 젊은 여성이었습니다.
“아가씨, 왜 불가사리를 바다에 던져 넣고 있나요?”
“썰물 시간도 다 되었는데... 이제 곧 해까지 뜨면, 모래밭 위의 이 불가사리들은 다 말라 죽고 말게 되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바다로 던져 주고 있답니다.”
“하지만, 아가씨. 이렇게 넓은 해변에...이렇게나 많은 불가사리들이 있는데, 그렇게 몇 마리 넣는다고 뭐가 달라지겠소…?”
그 아가씨는 그 노인의 말을 아주 공손하게 듣고는 잠시 멈춘 후, 다시 몸을 숙여 또 다른 불가사리를 주워 들고는 부서지는 파도 너머의 바다로 던지며 말했습니다.
“최소한 저 한 마리에겐 큰 차이를 만들어 줄 수 있겠지요.”
우리에게 그런 차이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무엇일까?
찾아보면 그런 차이를 만들 수 있는 길은 우리에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좀 아껴쓰고 나누고 바꾸어 사용하고 다시 사용하는 것이다. 기름값이 벌써 백달러 이상으로 올랐다. 곡물 생산량은 줄어든 반면에 그 소비는 더 늘어나니 라면값이 오를 수 밖에 없다.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과 쌀을 생산하는 것과는 그 차원이 전혀 다르다. 식량의 위기, 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우리 시대에 그런 차이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농민이 아닌가?
기름은 서해안이 아니라 우리 생활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다. 석유에 의존한 현재의 삶을 돌아보고, 곧 석유고갈과 그 이후에 석유대란에 대비하여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비싼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보다 자전거를 타고 장보러 가는 어머니가 더  멋있고 아름다운 시대이다.


 


<764호 : 2008년 2월 25일 월요일자>



저작권자 경산i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