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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 사회 사회일반

황태야 안녕? 양들아 잘 있었니?

천명기기자 기자 입력 2008.01.21 15:04 수정 2008.01.21 15:04

경산지역아동센터 「풀꽃방」 아이들의 1박2일 대관령 겨울체험 동행취재기

밤기운이 여전한 겨울아침 7시 계양동 아동센터 앞. 50명의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조잘거림이 계양동의 아침잠을 깨우고 있다.
칭칭 동여맸다는 표현이 적당할 겨울 옷차림에 자기몸과 비슷한 덩치의 배낭을 매고 있는 것으로 봐서, 가까운 동네 어디쯤의 눈썰매장이나 가자는 품은 아니다. 모인 이들은 경산시가 후원하고 경산대안교육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계양동 경산지역아동센터(센터장 임혜영)와 수능공부방 학생들, 그리고 자원봉사 인솔교사들이다. 경산지역아동센터가 네 번째로 준비한 계절학교를 떠나기 위해 모인 것.
오늘의 목적지는 강원도 대관령. 지구 온난화에 대한 범지구적 염려는 오늘만큼은 괜하다 싶겠다. 목적지인 대관령의 예상기온은 무려 영하 21.6도. 1981년 기상관측이래 가장 추운 날씨란다. 다들, 손발시림이나 가벼운 동상정도의 걱정은 할 법 한데 되려 설레고 반기는 분위기다. 겨울체험하자고 떠나는데 따뜻한 것보다는 낫지않냐면서.
간단한 인원점검과 조편성을 마친 47명의 아이들과 인솔교사 15명은 리무진 버스와 12인승 승합차에 나눠타고 6시간의 장정에 들어갔다.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상주를 지나면서 머리가 허연 산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대관령에 즈음해선 도로를 제외한 모든 산과 들이 하얀색으로 도배를 했다. 그 두께가 얼추 어린아이 한 키다.
6시간을 돌고 돌아 도착한 곳은 그 이름도 희안하기 그지없는 ‘뼝태산 황태덕장’과 눈썰매장. 오늘의 첫 일정은 황태두들기기와 직접 요리해서 먹어보기.
황태덕장 주인아저씨의 간단한 황태두들기기 시범 후, 6개조로 나뉜  아이들은 본대로 기분대로 황태를 두들기고 찢는 재미를 만끽한다. 그렇게 두들기고 찢은 황태는 곧바로 참기름 두른 후라이팬에서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면서 아이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각자 입맛 대로라면 분명 거들떠보지도 않을 아이들이 있을 법도 한데 너나없이 구워내는 족족 입으로 넣어댄다. 금강산은 아니더라도 어쨌거나 식후경. 노릇하게 익은 황태를 한두 입씩 먹었으니 이제는 맘껏 놀아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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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덕장 바로 옆에 위치한 눈썰매장에서 눈썰매타기. 60여명의 아이들과 교사들이 마음껏 즐기라는 배려일까. 다른 이용객들과 뒤섞임 없는 눈썰매장의 몇시간은 그야말로 아이들의 세상. 넘치는 동심은 썰매장측 안전요원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슈퍼맨포즈와 포즈를 취하다 엎어지고 뒤집어지게 한다. 세 시간을 넘겨서도 누구하나 그만 타려는 이들이 없다. 다리에 힘이 풀려 더이상 눈썰매장을 오르기 힘들 정도가 되어서야 배고프다는 말이 나오고 숙소로 가자는 말이 나온다.
선녀들이 눈을 뿌려 그려놓은 흑백의 산수화위를 구불구불 달려 도착한 숙소는 헨젤과 그레텔이 살았을 법한 아담한 통나무집 형태다.
저녁메뉴는 교사들과 아이들이 함께 준비하기로 한 카레라이스. 아이들의 요리수준에 맞춤한 메뉴다. 감자깎고 양파까고 소꼽장난하듯이 완성해 낸 카레라이스는 가지각색이다. 물을 너무 적게 넣어서 거의 잼이 되어버린 것이 있는가 하면 너무 많은 물을 부어 아예 국이 되어버린 것도 있다. 교사들은 칼질만 도왔을 뿐 대부분의 과정을 아이들이 감당했으니 그런 카레라이스가 나오는게 자연스럽다. 맛대신 재미로 먹는 저녁. 잼이든 국이든 맛에 대한 불만이 전혀 없다. 설겆이도 역시 아이들 몫. 어설프긴 하지만 열심인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싱크대의 물이 숙소 거실에 흥건하게 튀어도 뭐라하는 교사도 없다. 나중에 닦아낼 요량이니 궂이 잔소리 할 필요가 없단다.
저녁식사를 끝낸 뒤에는 내일 양떼목장에서 날릴 연을 만든단다. 재료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역시나다. 문구점에서 구입한 비닐연을 뜯어내고 그 안의 살만 발라 준비했단다. 교사들이 미리 연습을 해왔다는데도 정확하게 대를 놓고 목선을 걸고 균형을 잡는 게 쉽지 않다. 연 하나 만드는데 아이들 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진땀을 뺀다싶더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완성한 연의 갯수가 늘어난다. 제대로 날아오를지 고꾸라질지는 내일 견학예정인 양떼목장에서 날려봐야 알 수 있는 것. 적당한 바람이나 불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끝으로 연만들기는 마무리다.
평소 9시나 10시면 잠이 들거나 졸고 있었을 아이들은 오랫만에 누리는 자유(?)를 한낱 잠 따위에 내 줄쏘냐는 안광을 내뿜으며 조별 장기자랑에 들어간다. 언제 준비했는지 얼마전 대한민국을 평정했다는 텔미노래와 춤으로 분위기를 잡더니 각종 장기자랑이 이어진다. 이어진다. 아이들은 말똥말똥한데 교사들은 쏟아지는 졸음으로 연신 꾸벅댄다. 아이들을 재워놓고 교사들끼리 하루 평가회를 겸한 간단한 뒷풀이의 시간을 계획하고 있었건만 늦은 시간때문에 언감생심이다.
다음날은 요구르트 병과 빨대를 이용한 온도계 만들기를 시작으로 연날리기 양떼목장 견학등의  일정이 이어졌다. 지면관계상 일일이 과정을 소개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계절학교에 참여한 아이들과 교사들은 절대 아쉽지 않은 1박2일의 겨울체험을 했었으리라. 고급 리무진버스, 1981년이래 최고로 추웠다는 대관령의 날씨. 1m 가깝게 쌓인 눈. 눈을 머리에 이고 얼었다 녹았다 하는 덕장의 황태들. 아이들의 겨울철 로망인 눈썰매장, 양떼목장에서의 연날리기. 팽이돌리기, 얼음썰매치기, 동화같은 통나무숙소에서의 하루밤. 기십만원정도의 겨울캠프에서나 가능할 이 모든 체험을 학생 1인당 3만원정도의 비용으로 원없이 누렸으니 말이다.


 


경산지역아동센터(풀꽃방) 계절학교란?
경산지역아동센터는 ‘풀꽃피는 마을’이란 이름으로 경산시가 후원하고 경산대안교육센터가 무료로 운영하는 방과후 교실이다. 관내 저소득층 초등자녀들을 대상으로 학기중에는 학습능력향상 수업과 특기적성교육을 하고 있다. 여름과 겨울방학중에는 1박2일정도의 계절체험교육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계절학교를 열어오고 있는데 이번이 4회째다.


 


<760호 : 2008년 1월 21일 월요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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